7월 2.6%서 3개월만 0.7%P 올려
내년 전망도 2.5→2.8%로 0.3%P↑
“반도체 수요, 중동전쟁 충격 압도”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상향했다. 지난 7월보다 0.7%포인트 높인 수치다. IMF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대외 수요가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1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IMF는 이날 발표한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2.6%에서 3.3%로 높였다. 내년 전망도 2.5%에서 2.8%로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상향 폭은 세계 평균인 0.1%포인트와 선진국 평균인 0.4%포인트를 모두 웃돈다. IMF는 한국을 대만과 함께 인공지능(AI) 하드웨어 핵심 교역국으로 지목했다. 이들 국가의 수요가 원자재 수출국과 제조업 거점국에도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잇달아 높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23일 올해 전망을 6월의 2.6%에서 3.7%로 1.1%포인트 상향했다.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큰 조정 폭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같은 날 전망치를 2.6%에서 3.2%로 0.6%포인트 올렸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27일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3.3%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월 19일 2.5%에서 3.2%로 각각 0.7%포인트 상향했다. 이번 IMF 전망치는 한은과 같고 ADB·KDI보다 0.1%포인트 높지만, OECD보다는 0.4%포인트 낮다.
IMF는 세계경제 역시 중동전쟁 장기화와 무역갈등에도 AI 투자 확산에 힘입어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은 3.1%로 7월보다 0.1%포인트 높였고, 내년 전망은 3.4%로 유지했다.
다만 국가별 성장 경로는 중동전쟁의 영향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AI 기술 가치사슬에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2.1%로 0.4%포인트 상향했다. 미국은 기술투자와 생산성 강세, 제한적인 전쟁 영향을 반영해 기존 전망치인 2.3%를 유지했다. 유로존과 일본은 각각 1.1%, 0.7%로 전망치가 0.2%포인트, 0.1%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에너지 비용 부담과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성장세는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신흥개도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3.7%로 0.1%포인트 낮췄다. 중국은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을 반영해 4.6%에서 4.5%로 하향했다. 중동·중앙아시아는 에너지 수출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0.3% 역성장한 뒤 내년에는 6.3% 성장하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망은 호르무즈 해협이 내년 3월부터 재개통되고, 에너지 공급과 물류 여건이 점진적으로 회복돼 10월께 전쟁 이전 수준을 되찾는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했다.
올해 세계 물가상승률은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을 반영해 7월과 같은 4.7%로 전망했다. 선진국은 3.1%, 신흥국은 5.7%다. 주요국의 근원물가는 내년 말 이후 점진적으로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세계경제의 하방 위험이 7월보다 완화됐지만 여전히 우세하다고 판단했다. 중동 긴장과 무역분절, 원자재 가격 변동성, 물가 압력 등을 주요 위험으로 꼽았다. AI의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가 재평가되거나 무역마찰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AI 기술 사이클이 장기화하고 에너지 공급망이 재편되면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정책 대응으로는 재정 여력 확보와 중기 재정 건전화를 권고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한시적·선별적으로 추진하고,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동이동성 제고와 규제 효율화 등 구조개혁, 상호 호혜적인 무역 규범 복원을 위한 국제협력도 촉구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