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호황에 취업 기대감 확산
반도체 마이스터고·특성화고에 관심 집중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고등학교 입시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국내 반도체 업계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관련 분야 취업을 목표로 하는 중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전국 반도체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로 쏠리는 모습이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북 음성의 충북반도체고는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2027학년도 신입생 원서를 접수한다. 모집 인원은 96명이다.
반도체 장비 분야 국내 첫 마이스터고인 이 학교는 올해 총 6차례 진행한 학교 초청 설명회에 전국 중학생과 학부모 18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370여명과 비교하면 약 5배에 달한다.
지난 6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충북반도체고를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고교 중 하나로 소개한 것도 주효했다. 이 학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120여개 반도체 기업과 취업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매년 95% 이상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졸업 후 100% 취업’을 비전으로 내건 반도체고가 주목받고 있다. 내년 처음 신입생을 선발하는 서울반도체고의 모집 정원은 64명이지만 지금까지 5차에 걸쳐 열린 입학설명회에는 약 1200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지우정 교장이 학교를 이끌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앰코테크놀로지, 하나마이크론 등 반도체·전자 분야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현재까지 채용 약정 인원은 217명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 중인 경기 용인에서도 관련 고교가 개교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 내 첫 반도체 특화 마이스터고인 용인반도체고는 내년 3월 개교에 앞서 지난 8월 입학설명회를 진했는데, 신청 모집과 동시에 마감되다시피 했다. 설명회 이후에도 학교 운영을 맡은 용인바이오고에는 기숙사 운영 여부와 합격 기준, 입학 서류 등을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용인반도체고는 2027학년도에 특성화고로 신입생을 선발한 뒤 2028학년도부터 마이스터고로 전환할 예정이다. 용인바이오고 관계자는 “하루에 혼자 열 통 넘는 전화를 받을 정도로 관심이 크다”며 “일반전형뿐 아니라 외국인 특례입학과 국가유공자, 검정고시 관련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경북에서도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기반 확충과 취업 지원이 한창이다. 대구반도체마이스터고는 최근 4년간 301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실습시설과 취업지원실, 창의융합 메이커실 등을 구축했다. 2027년 첫 졸업생 취업률 100%를 목표로 대기업반과 공기업반, 취업이룸반 등 맞춤형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경북 경주의 한국반도체마이스터고는 기존 경주공업고에서 마이스터고로 전환해 올해부터 반도체융합과 신입생 교육을 시작했다. 신입생 모집 인원이 132명에서 2026학년도 64명으로 줄어들면서 경쟁률이 1.68대 1로 상승했다. 2027학년도에는 반도체융합과 4개 학급에서 64명을 선발한다.
전북에서는 내년 가칭 전북반도체고로 전환하는 정읍제일고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오는 17일 열리는 입학설명회에는 전국에서 약 2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매년 신입생 모집비율이 70% 안팎에 그쳤으나 올해는 경쟁률이 3대 1 안팎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반도체고는 2024년 교육부의 전국 10대 협약형 특성화고로 선정돼 3년간 12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기업 연구실 수준의 실습시설을 갖춘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입생 모집 인원은 올해와 같은 128명으로, 지난 7월 1차 설명회에는 평년의 두 배 수준인 130명이 참석했다.
부산에서는 부산전자공고가 2028년 3월 부산반도체마이스터고(가칭)로 전환하게 되면서 벌써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신입생을 모집한 반도체과는 부산 지역 특성화고 학과 중 가장 높은 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 예산의 충남반도체마이스터고 역시 최근 입학설명회에 학생과 학부모 180여명이 참석하는 등 관심을 모았다. 예산전자공고에서 2025년 반도체마이스터고로 전환한 이 학교는 반도체융합과를 단일학과로 운영하며 반도체 제조공정과 장비 운용 등 산업 현장 중심의 전문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반도체고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산업 성장에 따른 막대한 성과급과 높은 취업률, 대기업 입사에 대한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입시 경쟁은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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