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 영화 제작 플랫폼 ‘시네마바이브랜드’ 공개
부산국제영화제서 브랜드 콘텐츠 사업 로드맵 발표
첫 주자는 한화 ‘우주 태양광’, 국내외 감독 3인 선발
“많은 광고주들 관심 보여…장르·제작편수 확대”
[헤럴드경제(부산)=김현일 기자] “당연히 국제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입니다. 또한 마케팅의 새로운 사례인 만큼 국제광고제 ‘칸 라이언즈’ 출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정아 이노션 대표이사 사장)
한화그룹의 우주 태양광 사업을 소재로 한 영화 3편이 내년 전 세계에 공개된다.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SF 영화에는 한화그룹의 비전과 철학이 담긴다.
기획·제작 전반은 국내 종합광고대행사 이노션과 아시아 최대 콘텐츠 마켓 ACFM이 맡았다. 이노션은 기존 기업광고에서 보던 상투적인 카피나 제품·로고 노출은 철저히 배제한 새로운 형태의 브랜드 콘텐츠를 예고했다.
단순히 ‘영화 같은 광고’가 아니라 진짜 영화를 만들어 극장이나 넷플릭스 같은 OTT에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업과 영화 창작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시네마바이브랜드(Cinema by Brand)’의 출범을 알렸다.
김정아 이노션 대표이사는 12일 부산광역시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특별세션에서 ‘시네마바이브랜드’의 비전과 첫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30년간 광고업계에 몸 담은 김정아 대표는 지난 2024년 13분 짜리 단편영화 ‘밤낚시’로 브랜드 콘텐츠의 새로운 장을 연 장본인이다.
배우 손석구와 현대차 아이오닉5가 등장하는 ‘밤낚시’는 국내에서 관람료 1000원만 받고 상영해 4만6000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지난해 세계 최고 권위 광고제 ‘칸 라이언즈’에서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거머쥐며 광고업계에도 반향을 일으켰다.
김 대표는 이날 특별세션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밤낚시’ 성공 이후 프로듀서와 감독님들로부터 격려를 받으니 쓸데없이 용감해지더라. 많은 논의 끝에 부산국제영화제와 ‘시네마바이브랜드’라는 플랫폼을 론칭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네마바이브랜드는 ‘제2의 밤낚시’ 발굴을 위해 지난 7월부터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 한화그룹의 우주 태양광 사업을 소재로 한 20분 짜리 시나리오 공모에 나섰다. 짧은 기간임에도 8개국에서 60편이 접수됐다. 이달 초 최종심사를 거쳐 3편을 선정했다.
영화 ‘소리도 없이’로 2021년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홍의정 감독과 이진호 감독, 말레이시아 국적의 에드먼드 여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우주 태양광’ 기술과 ‘지속가능한 내일’이라는 한화의 비전을 담은 영화를 내년에 대중에 공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사람들은 더 이상 광고와 콘텐츠를 구분하지 않는다. 영화보다 더 재밌는 광고가 있는가 하면 광고보다 더 지루한 영화도 있다”며 엔터테인먼트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네마바이브랜드로 광고와 영화의 경계를 허물며 마케팅 산업과 영화 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돌파구를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시선은 벌써 내년 부산국제영화제로 향하고 있다. 그는 “더 많은 브랜드와 창작자들을 모시기 위해 두 번째 공모는 일찍 시작할 예정”이라며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로 장르를 더 확장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이어 “첫 해이지만 여러 광고주들이 검증된 영화감독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해외 클라이언트들을 내년에 초청하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동 발표자로 참석한 박지영 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부사장은 “한화는 다른 그룹에 비해 B2C 접점이 많지 않아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을 고민해왔다”며 “B2B 사업 비중이 큰 기업 입장에선 실험이 될 수 있다. 대중과 교감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여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