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산 곤돌라 취소 소송 상고장 제출 결정

“1·2심 패소…법적 판단 받아 볼 필요 있다 판단”

市, ‘2년간 공사 중단’ 사업에 110억 투입…패소 시 매몰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 통한 사업 재개 방안도 추진 계획

남산곤돌라 캐빈 조감도. [서울시 제공]
남산곤돌라 캐빈 조감도.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총 110억원이 투입됐지만, 법원 판결로 공사가 중단됐던 서울시의 남산 곤돌라 사업 재개 여부가 결국 대법원 판단까지 받을 것으로 파악됐다. 상고심에서도 패소하면 해당 비여용은 매몰된다. 때문에 서울시는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한 사업 재개도 추진할 계획이다.

12일 헤럴드경제 취재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법률지원담당관은 이날 오후 남산 곤돌라 도시관리계획 결정 취소 소송에 대한 상고장을 제출한다. 서울시는 시의 부지 용도 변경이 지방자치단체의 고유한 권한이기에 상고심에서 법리적인 판단을 다퉈 볼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7일 서울고법 행정7부는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 한국삭도공업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2심 재판부도 서울시가 곤돌라 기둥을 세우기 위해 남산 부지 용도를 변경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남산 케이블카 사업은 한국삭도공업이 1962년부터 60년 넘게 독점 운영해 오고 있다. 소송의 쟁점은 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설치를 위해 도시자연공원구역 일부를 도시계획시설인 공원으로 변경한 처분의 적법성이다. 서울시는 2023년 6월 남산예장공원과 남산 정상을 연결하는 곤돌라 설치계획을 발표했다. 10인승 곤돌라 25대를 운영해 시간당 2000명 이상을 수송한다는 구상이었다.

시는 2024년 8월 높이 30m가 넘는 곤돌라 기둥을 설치하기 위해 남산 부지 일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도시계획시설인 공원으로 변경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는 시설물 높이를 12m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삭도공업 측은 해당 처분이 공원녹지법 시행령에 따른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서울시의 용도 변경이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공원녹지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기능이 크게 떨어지거나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서 기능을 잃은 경우 등에만 도시자연공원구역을 해제할 수 있다. 재판부는 남산 부지가 이런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남산 곤돌라 공사는 2024년 10월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이후 약 2년째 중단된 상태다. 이미 투입된 예산만 110억원이다. 만약 대법원 판결에서도 패소할 경우 지금까지 투입된 110억원은 매몰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도시계획시설인 공원으로 변경한 것이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법원 상고를 결정했다”며 “서울시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대법원 상고와 별개로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사업 재개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도 일정한 요건을 갖춘 곤돌라 시설에 대해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다만 후속 절차는 아직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면 기존 부지의 용도를 변경하지 않고도 곤돌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며 “국토부 설득에도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