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정책위, 기존 9대 분야 대책 통합한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 확정

내년 국가자살대응실 설치…자살위험예측에 인공지능 활용

한성숙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자살예방정책위원회 1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한성숙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자살예방정책위원회 1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정부가 중앙·지방정부가 함께 자살위기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지방정부별 자살률·예방노력 등을 평가해 공개하고 결과에 따라 재정 지원을 한다.

내년에 보건복지부 산하에 국가자살대응실을 설치하고 자살위험 예측 등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한편, 정신의료기관과 자살예방센터간 연계도 강화한다.

정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제11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지방정부별 자살률 공개…내년 국가자살대응실 설치

정부는 자살에 대한 국가·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와 민간이 함께 하는 지역 중심 자살예방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앙행정기관과 시도는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한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추진실적을 관리·평가하게 된다. 각 부처는 소관 대상과 정책에 맞춰 중간지표를 설정하고 이행상황을 관리한다.

특히 지방정부에 대해서는 자살률과 함께 자살예방정책 추진 노력을 평가해 결과를 공개하고, 평가 결과에 따른 포상과 재정지원 등 특전도 연계할 방침이다. 다만, 평가결과 공개는 ‘유예기간’을 두고 추진한다.

이선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시군구까지 정보가 공개되고, 1년 유예 기간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전년 대비 수준뿐 아니라 절대적인 수준도 복합적으로 다 공개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한 자살 위기에 놓인 이들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내년에 복지부 산하에 국가자살대응실을 설치하고 경찰·소방청과 합동으로 자살시도 발생 상황을 확인하면서 대응 상황을 관리·지원한다.

올해 기준 센터당 5.0명인 자살예방센터 인력을 내년까지 7.1명 수준으로 늘리고, 일시보호서비스를 통해 비입원 자살시도자에게도 최대 24시간 동안 충분한 상담을 제공한다.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현재 14곳에서 2030년 17곳으로 늘리고,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는 2025년 93곳에서 내년 103곳까지 늘린다.

정신응급 필수의료 지정과 병상 확충, 고위험군 치료 거점의료기관 지정 등을 추진하고, 난치성 우울증 치료에 대한 보장성 등 정신건강 치료도 강화한다.

정부는 또 자살위험을 높이는 채무·빈곤·고립·돌봄 등 사회·경제적 요인도 정책의 주요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장기채무조정과 불법금융·사기 피해 예방 강화, 자살고위험군 긴급생계비 지원 등을 시행하고 돌봄휴직을 비롯해 가족의 돌봄 부담을 완화하는 제도도 보완한다.

정신의료기관-자살예방센터 연계 강화…AI활용 강화

정부는 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미리 발견하고 지원하는 체계로의 전환도 추진한다.

정신의료기관과 자살예방센터 간 고위험군 의뢰 등 연계를 확대한다. 정신의료기관 내 의료인이나 직원이 당사자 동의를 받아 자살예방센터 등과 연계할 경우 이에 대한 수가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자살시도자임에도 서비스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위기가구 통합발굴플랫폼 등을 활용해 자살위험군을 적극적으로 찾아낸다는 방침이다.

통계체계 개선을 위해 현재 ▷정신문제 ▷경제문제 ▷가정문제 등 7가지였던 자살 동기 분류를 27개로 늘리고, 수집된 정보는 건강보험, 사회보장급여 수급 이력 등 각종 데이터와 함께 분석할 수 있는 기반도 조성한다.

AI를 활용한 자살위험 예측과 지역별 동향 분석 등 데이터 기반 예방체계를 구축하고, 109상담일지 작성, 자살유발정보 모니터링 등 사람이 직접 수행하는 업무는 AI가 지원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맞춤·통합형 자살예방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학생·청소년, 범죄피해자, 특수직군, 유족 등 대상별 특성과 위험경로에 맞춘 예방정책을 시행한다.

자살유족 지원을 강화하고, 유족보호관 제도를 통해 자살 발생 이후에도 유족이 필요한 지원을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한다.

한성숙 총리는 “자살은 특정 부처의 일이 아니라 정부 전체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정부는 지방정부별 실적을 면밀히 살피고 현장에서 효과를 거둔 사례를 확산해 우수한 노력을 이어가는 지방정부에는 평가와 재정 지원 등을 통해 힘을 더하겠다”고 강조했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