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안전조치 미흡과 사망 관련”…7월 보고서엔 “생명권 침해” 명시
근로복공단은 ‘단속으로 인한 피신’ 기재…이용우 “인권위의 명백한 잘못”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출입국 단속을 피하다 숨진 이주노동자 사건에서 조사관의 두 차례 인용 의견에도 유족의 진정을 기각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의원실이 인권위로부터 제출받은 사건조사보고서 두 건을 분석한 결과, 조사관은 지난 6월과 7월 모두 진정을 인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권위는 이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따라 지난 8일 6월 초안과 7월 재상정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6월 17일 심의에 올린 보고서에서 조사관은 “법무부의 안전조치 미흡과 피해자 사망 간 상관성 부인 어렵다”며 인용 의견을 냈다. 그러나 당시 인권위 회의에서는 생명권 침해 여부가 쟁점이 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조사관은 7월 14일 두 번째 심의를 위해 올린 보고서에 “생명권 침해로 보는 것이 적절”이라는 판단을 추가했다. 안전조치 미흡과 사망 사이의 관련성을 짚은 데 이어 생명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명시하며 인용 의견을 유지한 것이다.
그러나 인권위는 최종적으로 진정을 기각했다.
단속반원의 행위와 뚜안 씨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이 인권위가 밝힌 이유다. 인권위는 단속반원들이 모두 철수한 뒤 약 20분이 지나 추락했고, 단속반이 뚜안 씨를 직접 추격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정문은 지난 9월 9일 통지됐다.
이 의원실이 확보한 근로복지공단 재해조사보고서에는 뚜안 씨의 피신행위가 “단속으로 인한 피신행위”로 기재됐다. 뚜안 씨 사망은 올해 2월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의원실에 따르면 공단 조사에서는 단속 종료를 알리는 방송 등이 없어 뚜안 씨가 단속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단속을 피해 은신하던 중 누군가 불을 켜자 단속반으로 오인해 건물 밖으로 추락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공단 조사 내용은 단속반이 철수했더라도 피해자는 단속이 끝났다는 사실을 모른 채 피신을 이어갔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속반 철수 시점과 함께 종료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 안전조치 미흡이 사망에 미친 영향을 인권위가 어떻게 검토했는지가 쟁점이다.
뚜안 씨는 지난해 10월 대구의 한 공장에서 출입국 단속을 피해 3층 에어컨 실외기 창고에 숨어 있다 추락해 숨졌다. 공장에 취업한 지 2주 만이었다. 유족은 단속 행위로 생명권이 침해됐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인권위 조사관도 인정한 생명권 침해 판단이 뒤집힌 것은 인권위의 명백한 잘못”이라며 “나아가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단속 시 인권 기준을 마련하도록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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