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아주대(총장 최기주)는 첨단신소재공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의 쿠마 모히트(Mohit Kumar)·서형탁 교수 연구팀이 다중 단자 소자를 활용해 센서 자체의 소자 물리 특성만으로 빛의 파장을 직접 전기적 신호로 코드화하는 망막 모방형 분광 광검출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기적으로 코드화된 망막 모방형 분광 광검출기(Electrically Coded Retinomorphic Spectrophotodetectors)’라는 제목으로 재료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아주대 쿠마 모히트(Mohit Kumar) 교수가 제1저자 및 공동 교신저자로, 박사과정 당현민 학생이 공저자로 참여했고, 서형탁 교수는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분광 및 색상 인식 시스템’은 빛의 스펙트럼과 반사 및 투과 특성을 분석해 정밀하게 색상이나 상태를 판별하는 장비다. 이러한 장비는 디스플레이나 전자 분야의 정확도 유지와 각종 제품의 생산 과정에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그동안 장비의 소형화는 쉽지 않았다. 프리즘이나 회절 격자 회절 격자(Diffraction Grating) : 빛을 파장(색상)별로 나누어 무지개처럼 분리하는 정밀 광학 부품으로 미세한 선이 촘촘히 새겨져 있다.
등을 이용해 파장을 물리적으로 분리해야 하므로 긴 광학 경로와 정렬 오차 등으로 인해 대형 장비를 필요로 했던 것.
최근 이를 보완하기 위해 머신러닝 인공신경망을 결합해 컴퓨터 연산으로 색상을 분류하는 초소형 분광 센서들이 개발되고 있으나, 이 역시 ▷막대한 데이터셋 학습 비용 ▷환경 변화에 따른 신호 표류 보정 ▷에지(시스템 말단) 플랫폼에서의 연산 부하와 대폭적인 에너지 소모가 한계로 지적 되어왔다.
아주대 연구팀은 생명체의 ‘망막’이 거대한 광학 장치나 사후 인지 연산 없이 광수용체들의 차등적인 전기적 반응 패턴을 통해 직관적으로 색상을 식별한다는 점에 착안, 망막 모방형 분광 광검출기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는 복잡한 인공신경망 모델 인공신경망 모델(Artificial Neural Network, ANN) : 인간 뇌의 신경세포(뉴런) 구조 그리고 작동 방식을 모방해서 만든 머신러닝 알고리즘
같은 머신러닝 알고리즘 없이도 높은 정밀도로 파장을 직접 해독해 낼 수 있다. 해당 소자는 3nm 미만의 극도로 높은 정밀도로 파장을 직접 해독해 낼 수 있으며, 초전류 상승 시간이 약 46µs에 불과할 정도로 민첩한 구동 특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능은 무겁고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외부 장치(AI·컴퓨터)에 기대지 않고도, 센서 자체의 물리적 특성만으로 육안이나 일반 광센서로는 구분이 불가능한 미세한 빛의 색(파장) 차이를 찰나의 순간(수만 분의 1초)에 식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기존에 활용 되어온 CNN(합성곱신경망) 사후 처리 방식과 비교했을 때 연산 복잡성(파라미터 수)은 99.9% 줄고, 다운스트림 에너지 소모량은 무려 99.5% 절감하는 획기적인 시스템 효율을 달성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검출기는 은(Ag)-아연산화물(ZnO)-실리콘(n-Si)-은(Ag) 다중 단자 구조를 기반으로 하며, 내부의 정교하게 균형 잡힌 자체 전위를 활용한다. 다중 전극 단자에 서로 다른 주파수의 미세 교류 전압을 인가해 입사되는 빛의 파장(365~940nm 영역)에 따라 광전류와 초고속 초전류(Pyroelectric current)의 진폭 조합으로 이루어진 고유한 전기적 전류 패턴을 센서 하드웨어 수준에서 직접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망막 모방형 검출기 플랫폼을 실생활 및 농업 분야에 적용해 높은 실용성을 입증했다. 시각적으로 구분이 어려운 우유, 요거트(커드), 코코넛 워터 및 소금·설탕 수용액에 수분이 0%에서 40%까지 부적절하게 희석된 정도를 별도의 머신러닝 학습 없이 전적으로 자체 전기적 신호 특징 매칭만을 통해 92%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실시간 정량 감별해 낸 것. 또한 잎의 광학적 특성 변화를 추적해 단풍나무의 건강 상태 및 색소 상태를 정밀 진단하는 데도 성공했다.
아주대 서형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나 미가공 데이터를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연산소자(CPU나 GPU)로 보낸 뒤, 복잡한 수식 계산을 통해 해석·복원하는 기존 인공지능 센서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라며 “소자 고유의 물리적 특성을 통해 인코딩과 분류를 한 칩에서 통합 수행하는 진정한 인센서(In-sensor) 컴퓨팅 스펙트럼 센서 솔루션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식품의 위·변조 및 신선도 판별기, 농작물 질병을 실시간 확인하는 스마트팜 로봇, 피부에 붙여 건강을 체크하는 초소형 헬스케어 패치, 그리고 자율주행차의 초저전력 비전 시스템 등 일상에서 즉시 활용되는 차세대 지능형 센서의 핵심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과 중견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특허 출원이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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