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시작한 시민부터 외국인까지…저마다의 이유로 참가

3년 연속 참가한 세종 시민…조카들과 함께한 한글날

아버지 응원하러 온 어린이까지…가족들의 추억도 가득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처음에는 3km도 못 뛰었는데 꾸준히 운동하다 보니 15km까지 달릴 수 있게 됐어요.”

한글날인 9일 세종중앙공원에서 열린 ‘2026 한글런’에 참가한 이원진(35) 씨는 달리기를 시작한 뒤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설명했다.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에 거주하는 이 씨는 평소 세종시민운동장에서 달리기를 즐긴다. 처음에는 짧은 거리도 버거웠지만 꾸준히 운동한 끝에 15km까지 달려봤다.

이 씨에게 한글런은 단순한 달리기 대회가 아니었다. 그는 “세종이라고 하면 세종대왕이 떠오르고, 한글은 세종의 상징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열리는 한글런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올해가 한글날의 전신인 ‘가갸날’ 제정 100주년이라는 사실도 대회에 신청한 뒤 알게 됐다고 했다.

한글런에 모인 참가자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출발선에 섰다. 누군가는 평소 갈고닦은 달리기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누군가는 한글날을 특별하게 보내기 위해 세종을 찾았다. 기록을 세우려는 참가자도, 완주 자체에 의미를 둔 참가자도 있었지만 한글날을 함께 기념한다는 점은 같았다.

서울에서 내려온 30대 직장인도 세종의 달리기 코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보며 달릴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며 “남녀노소가 함께 달리고 서로 응원하는 모습에서 에너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외국인 참가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미국,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20~40대 참가자들이 세종을 찾아 달리기를 즐겼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도 한글날을 기념하는 달리기 행사에서 함께 출발선을 넘었다.

9일 세종중앙공원에서 열린 ‘2026 한글런’에 참가한 허정걸 씨(오른쪽 첫 번째)가 마라톤을 마친 뒤 조카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허정걸 씨 제공]
9일 세종중앙공원에서 열린 ‘2026 한글런’에 참가한 허정걸 씨(오른쪽 첫 번째)가 마라톤을 마친 뒤 조카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허정걸 씨 제공]

세종 시민 허정걸(43) 씨는 2024년 첫 대회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한글런에 참여했다. 올해도 조카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허 씨는 기록보다는 함께 달리는 즐거움에 의미를 뒀다. 평소에도 기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속도에 맞춰 달린다고 했다.

허 씨는 달리기 코스의 변화도 반겼다. 그는 “예전에는 호수공원과 중앙공원을 오가는 코스였는데, 지금은 이응다리까지 연결돼 달릴 만하다”고 말했다. 대회 운영도 해마다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이동식 화장실이 지난해보다 적게 배치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9일 세종중앙공원에서 열린 ‘2026 한글런’ 행사장을 찾은 정지원(맨 오른쪽) 어린이가 마라톤을 완주한 아버지, 동생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지원 어린이 어머니 제공]
9일 세종중앙공원에서 열린 ‘2026 한글런’ 행사장을 찾은 정지원(맨 오른쪽) 어린이가 마라톤을 완주한 아버지, 동생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지원 어린이 어머니 제공]

달리기에 직접 참가하지 않은 가족들도 축제의 주인공이었다. 정지원(8) 어린이는 한글런에 출전한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 어머니, 동생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정 어린이는 코스를 달리는 대신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둘러보며 아버지의 완주를 기다렸다. 아버지가 달리기를 마친 뒤에는 동생과 함께 기념사진도 남겼다.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코스를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코스를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이처럼 한글런은 달리는 사람뿐 아니라 이들을 응원하는 가족에게도 특별한 하루가 됐다. 참가자들이 완주를 향해 달리는 동안 가족들은 결승선에서 응원을 보내고 함께 사진을 남기며 추억을 쌓았다.

무대에 오른 출연진들도 참가자들과 달리기의 즐거움을 나눴다. 공연을 마친 뒤 5.15km 코스를 직접 완주한 가수 김창열은 “한글날 100주년에 이렇게 뛰게 돼 자랑스럽다”며 “무대에서 공연도 하고 참가자들과 소통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한 날”이라고 말했다.

가수 김창렬이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가수 김창렬이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가수 김창열은 달리기를 자신과의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달리기는 계속 자신에게 도전하는 일”이라며 “겁먹지 말고 도전하되 다치지 않고 행복한 추억으로 남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출발 전 참가자들의 스트레칭을 이끈 코미디언 김혜선도 현장의 열기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김혜선은 “여러 마라톤 행사에 가봤지만 이렇게 많은 분이 참여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뜻깊은 날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고 제가 제일 즐거웠다”고 말했다.

가수 션은 가족이 함께 달리며 한글날의 의미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가족들이 함께 뛰면서 아이들에게 세종대왕과 한글이 얼마나 우수한지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여서 뜻깊었다”고 말했다. 첫 대회부터 한글런과 인연을 이어온 션은 해외 일정이 겹치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행사 규모가 커지면서 운영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참가자들은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대기시간이 길었다고 지적했다. 한 참가자는 “사진을 찍으려고 한 시간씩 기다렸는데 결국 찍지 못한 친구들도 있었다”며 QR코드나 자동 인식 방식의 도입을 제안했다.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가 열린 가운데 한 가족이 완주메달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가 열린 가운데 한 가족이 완주메달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코스를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코스를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가수 션이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가수 션이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9일 세종중앙공원에서 열린 ‘2026 한글런’ 행사장에 세종시 캐릭터 ‘충녕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김선국 기자
9일 세종중앙공원에서 열린 ‘2026 한글런’ 행사장에 세종시 캐릭터 ‘충녕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김선국 기자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가 열린 가운데 블랙이글스가 에어쇼를 펼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가 열린 가운데 블랙이글스가 에어쇼를 펼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블랙이글스가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에서 곡예비행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블랙이글스가 제580돌 한글날 제정 100주년 맞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중앙공원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2026 한글런(Run)’ 행사에서 곡예비행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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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신고 절반은 심사도 못 받고 종결…지난해 접수·불개시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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