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절임만으로 병원균 제거 어려워
냉장 보관에서도 일부 균 28일간 생존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간장에 절이면 식중독 괜찮은 거 아니에요?”
꽃게가 제철을 맞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꽃게 요리로 ‘간장게장’을 빼놓을 수 없다. 달콤짭짤한 간장과 감칠맛에 달큰한 게살, 그리고 녹진한 게장까지. 이제는 한국을 넘어 옆나라 일본에서 찾아와 먹을 정도로 미식으로 자리 잡았다.
게장은 간장에 담궈 숙성하는 만큼, 세균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간장에 절인다고 해서 세균으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다. 간장게장은 게를 익히지 않고 먹는 음식인 만큼 원재료의 오염 여부와 제조·보관 과정에 따라 식중독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Food Microbiology*에 게재된 연구는 간장에 절인 생게에서 여러 식중독균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대장균 O157:H7, 살모넬라균, 황색포도상구균, 리스테리아균, 장염비브리오균 등 5종의 병원균을 생게에 접종한 뒤 간장에 담가 냉장 온도인 5도와 실온인 22도에서 최대 28일간 관찰했다. 그 결과 5도에서 보관한 게에서는 장염비브리오균을 제외한 나머지 4종의 병원균이 28일째에도 검출됐다.
간장이 세균의 생존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과 모든 세균을 사멸시킨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간장의 높은 염도와 산성 환경은 일부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지만, 병원균을 완전히 제거하는 살균 공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연구에서는 간장 속에 떠 있는 세균보다 게의 살에 붙어 있는 세균이 절임 환경에서 더 잘 살아남는 경향도 나타났다. 간장 자체가 아니라 게의 조직에 붙어 있는 균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제조 과정의 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원재료인 게가 오염돼 있거나 손질 과정에서 교차오염이 발생하면 완성된 간장게장에도 미생물이 남을 수 있다. 2016년 별도의 제조공정 연구에서는 6개 제조업체의 게장 생산 과정을 조사한 결과, 원재료와 제조 과정의 관리가 미생물 안전성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냉장 보관 역시 만능은 아니다. 낮은 온도는 미생물의 증식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미 존재하는 모든 병원균을 죽이지는 못한다.
따라서 간장게장은 위생적으로 제조된 제품을 선택하고, 구매 후에는 제품에 표시된 보관 방법과 소비기한을 지켜야 한다. 상온에 오래 두는 일도 피해야 한다. 냄새나 색이 평소와 다르지 않더라도 식중독균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간 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날것의 해산물로 인한 감염에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게장보다는 충분히 익힌 게 요리를 선택하는 편이 안전하다.
123@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