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외경제장관회의 논의·발표

개발·건설·유지보수 ‘패키지’ 수주

경제안보품목 327개→340개 늘려

블록체인 기반 탄소시장 내년 가동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급망안정화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급망안정화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정부가 기업의 해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 재정 1조원을 마중물로 총 3조원 규모의 해외건설 신전략펀드를 조성한다. 개발·건설·유지보수를 연계한 패키지형 수주를 확대하고, 인도 내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조성도 추진한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경제안보품목의 국내 생산과 비축을 확대하고 수입처 다변화에도 나선다. 해외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거래하는 ‘글로벌 고신뢰 탄소시장(GVCM)’은 내년 본격 운영을 추진한다. 탄소감축 실적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핵심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한국거래소를 통한 거래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와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잇달아 주재하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무역 블록화와 주요국의 산업보호조치, 중동전쟁 장기화에 대응해 기업의 해외진출 기반을 넓히고 공급망을 보강한다는 구상이다.

해외건설 분야에서는 기존 개별 사업 중심의 지원 체계를 국가·지역별 공동투자 플랫폼으로 고도화한다. 정부 재정 1조원을 투입해 국내외 자본을 유치, 총 3조원 규모의 해외건설 신전략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개발부터 건설, 유지보수까지 연계한 패키지형 수주를 확대해 해외 사업 성과가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기자재 납품과 장기 유지보수 참여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정상외교 성과를 기업의 수출·수주로 연결하는 협력사업도 추진한다. 인도 내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다음 달 개최 예정인 한·인도 재무장관회의 등 경제협력 채널을 활용해 사업 추진을 지원한다.

정부는 이날 GVCM 세부 추진 방안도 논의했다. 해외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인증한 탄소 크레딧을 사업 유치국의 이전 승인 여부에 따라 두 종류로 구분한다. 승인받은 크레딧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등 규제 대응과 ESG 활동에, 미승인 크레딧은 ESG 활동에 활용하도록 설계했다.

감축량과 사업자 등 핵심 정보는 블록체인에 기록해 신뢰성을 높인다. 초기에는 전자적 방식으로 크레딧을 발행하되, 거래량과 관련 입법 상황 등을 고려해 디지털자산 형태의 발행도 검토한다. 올해 참여 희망 국가를 확보하고 내년 발행기구 구성과 사업 추진 등 본격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통상질서 변화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무역 블록화와 대미 통상현안, 유럽연합(EU)의 산업보호조치를 면밀히 점검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에서는 문화·금융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추진한다.

공급망안정화위원회에서는 국내 생산과 비축, 해외 생산기지 구축, 수입선 다변화 등을 중심으로 공급망 구조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2024년 9월 출범한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통해 지금까지 총 153건, 17조4000여억원을 지원했다. 앞으로는 전략물자 비축과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공급망 구조개선 정책과 기금의 연계를 강화한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한 2000억원을 바탕으로 공급망 중요도가 높지만 민간이 단독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해외 생산기지 확보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경제안보품목에는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 핵심품목을 추가 지정해 관리 대상을 327개에서 340개로 늘린다. 기존 1~3등급 관리체계도 중점관리품목과 일반관리품목으로 개편한다.

핵심광물과 소재·부품·장비, 민생안정 중요품목 등을 중심으로 수출통제 등 대외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품목 100개 안팎을 중점관리 대상으로 선정한다. 이들 품목에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의 최대 2.3%포인트 우대금리 등 금융·세제 지원을 강화한다. 다음 달 시범운영 예정인 범부처 통합 조기경보시스템(EWS)을 통해 모니터링도 확대한다.

핵심기술 확보에는 약 6억건의 글로벌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품목·기술의 대체 공급처를 발굴하고 국내 기업으로의 기술이전 전략을 지원한다. 산업군별 ‘공급망 특허전략맵’도 구축할 방침이다.

차량용 요소는 타소비축 물량의 안전재고를 70%로 설정하고 현장점검을 강화하며, 일부 물량은 정부가 직접 비축한다. 참여업체에는 위기 시 긴급대여·판매 등 지원물량을 확대하고 보관료·재고순환비를 추가 지급한다.

중동지역 불안 장기화에 대비한 원유·나프타 수급 점검도 이어간다. 이 부총리는 “원유·나프타의 수급동향을 차질 없이 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대응방안도 신속히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사슬의 강도는 가장 약한 고리에 의해 결정되듯이 공급망의 취약한 고리를 선제적으로 찾아 단단히 보강함으로써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훈·양영경 기자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