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체납으로 연금 수급자격 불이익 우려
소병훈 “보험료 납부 의무는 사업주에게”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회사가 근로자의 월급에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공제하고도 이를 내지 않으면 근로자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온전히 인정받지 못해 노후 연금을 받을 자격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9월 기준 인정된 가입 기간은 10년(120개월)에 못 미치지만 회사가 내지 않은 기간까지 합치면 10년을 채울 수 있는 가입자가 13만4616명에 달했다.
국민연금은 원칙적으로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노후에 매달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회사가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근로자가 실제 일한 기간이라도 가입 기간으로 온전히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인정된 가입 기간이 119개월인 가입자가 5만6883명에 달했다. 회사의 미납 보험료가 납부돼 단 한 달만 더 인정되면 연금 수급에 필요한 10년을 채울 수 있다. 회사 미납 기간을 합산하면 10년을 채우는 가입자 가운데 60세 이상도 2만982명이나 됐다.
심지어 노령연금 대신 그동안 낸 보험료를 한꺼번에 돌려받는 ‘반환일시금’을 받은 사람 중에도 회사 미납 기간을 합산하면 10년을 채울 수 있었던 사람이 2023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연도별 합계 2823명으로 확인됐다.
회사에서 국민연금 보험료가 납부되지 않아 가입 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한 이력이 남아 있는 가입자는 2026년 9월 기준 150만3427명으로 1인당 평균 약 7개월의 미납 기간이 남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회사가 내지 않은 보험료 때문에 발생한 불이익을 근로자가 직접 돈을 내서 해결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 보험료는 근로자와 회사가 절반씩 부담하고, 회사가 근로자의 월급에서 보험료를 공제해 함께 내게 돼 있다.
그러나 회사가 보험료를 체납하면 근로자가 자신의 부담분을 직접 내더라도 해당 체납 기간의 절반만 가입 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체납 기간 전체를 인정받으려면 회사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까지 근로자가 대신 내야 한다.
월급에서 이미 보험료가 공제된 근로자라면 회사가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의 몫을 다시 내고 회사 몫까지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보험료 납부 없이 가입 기간을 인정하는 방안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은 재정 부담과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소병훈 의원은 “국민연금 보험료를 낼 법적 의무는 사업주에게 있는데, 사업주가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자가 노후 연금까지 잃을 위험을 떠안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소 의원은 “정부는 근로자의 가입 기간을 우선 인정하고 체납사업주에게 책임을 묻는 방안을 포함해, 특히 연금 수급을 앞둔 근로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구제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h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