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아브하 공항 잇단 피격에 사흘간 6명 사망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연합군이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를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벌여 군사 목표물 136개를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후티의 미사일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공항에까지 떨어지면서, 리야드에서 열릴 대형 국제행사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투르키 알말리키 연합군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후티의 병력과 군사 역량을 겨냥해 “대규모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올린 글에서 후티가 장악한 지역의 군사 목표물 136개를 파괴했다고 알렸다.
후티가 운영하는 알마시라TV는 예멘 북서부 사다주 여러 곳이 사우디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후티 측 매체는 수도 사나의 공항도 공습을 받아 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후티는 2014년 예멘 수도 사나를 점령한 뒤 북부 대부분을 장악해 온 무장세력이다. 사우디는 이듬해 연합군을 꾸려 예멘 정부 편에서 싸워 왔다. 한동안 가라앉았던 양측의 충돌은 지난 7월 후티가 사우디를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다시 격화됐다.
이번 공습은 지상전과 맞물려 있다. 예멘 정부는 지난 5일 사나를 되찾겠다며 ‘예멘의 새벽’ 작전을 시작했고, 연합군은 공중에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선은 국경을 넘어 사우디의 민간 시설로 번졌다.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은 6∼7일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과 남서부 아브하 국제공항이 공격을 받아 3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8일에도 킹칼리드 공항이 두 차례 공격을 받아 사우디아항공 조종사를 포함한 사우디인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흘 동안 공항 두 곳에서 6명이 희생된 것이다.
후티는 지난 5일 킹칼리드 공항과 서부 라빅의 아람코 정유시설, 아브하 공항, 하미스 무샤이트 공군기지, 나지란·자잔의 군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항공사들을 향해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 상공을 뺀 사우디 영공 전체가 작전 구역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고, 8일에는 “마지막 경고”라며 이를 되풀이했다. 후티는 이런 공격이 사우디의 공습에 맞선 대응이라는 입장이다.
불안은 리야드의 국제행사로 옮겨붙었다. 리야드에서는 11∼15일 각국 에너지 장관과 기업 경영진이 모이는 WPC 에너지총회가 열린다. 이 총회는 당초 4월에 열릴 예정이었다가 10월로 미뤄졌다. 26일부터는 ‘사막의 다보스’로 불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가 나흘 동안 이어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 이탈리아 환경·에너지안보부 장관은 총회에 직접 가지 않고 화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영국 외무부는 리야드주를 비롯한 사우디 일부 지역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여행을 삼가라고 권고했고, 독일 루프트한자와 인도 에어인디아는 리야드 운항을 멈췄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세계 주요 기업의 경영진이 두 행사에 참석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에너지 업계 임원 여럿은 사우디가 어려운 시기에 곁을 지킨 이를 기억한다는 점을 의식해 WPC 총회에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최종 결정은 막바지까지 미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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