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간 누적 방문객 101만 명 기록
9일에도 아침부터 야외주차장 만차
찰과상 발견…수온 하강에 건강 우려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머물고 있는 흑상어 ‘부캉이’가 9일로 22일째 장기 체류하고 있다. 100만명이 넘는 누적 방문객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가을철 수온 하강과 좁은 환경으로 인한 생존 위협이 커지면서 안전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부산시와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5일 오후 6시까지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101만5800명으로 집계됐다. 평소 하루 방문객이 약 2000명인 공원에 부캉이가 처음 목격된 9월 18일 이후 약 18일 만에 방문객 100만 명을 넘겼다.
한글날 연휴 첫날인 9일에도 북항 친수공원은 인파로 붐볐다. 공원 인근 대형 야외주차장은 이른 아침부터 만차를 기록했고, 인공수로 주변도 부캉이의 유영을 보려는 방문객들로 가득 찼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은 시민들도 있었다.
부캉이의 목격 현황을 시민 제보로 공유하는 웹서비스 ‘부캉이 지금 있나’에는 이날 오전 7시 직후부터 인증사진이 올라왔다. 국립부경대 학생들이 개발한 이 서비스는 실시간 제보를 통해 부캉이의 위치를 공유한다.
이처럼 부캉이를 관찰하려는 방문객이 절대다수였지만, 일부 방문객이 거울로 추정되는 물건으로 강한 햇빛을 인공수로에 반사하는 행동을 거듭해 문제가 발생했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최근 부캉이 주둥이 부위에서 찰과상으로 보이는 상처도 확인됐다. 일부 방문객이 밤중에 손전등 등 강한 빛을 비추자 부캉이가 움직이다가 수로 바닥 등에 몸을 긁힌 것으로 추정된다.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로, 국립수산과학원이 최종 확인했다. 흑상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위기종으로 분류한 희귀종이다.
전문가들은 인공수로 장기 체류가 건강 악화와 폐사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흑상어는 비교적 따뜻한 수역에 머무는 어종이어서 동절기까지 수로에 갇힐 경우 생존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 바다로 돌려보내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시 등 관계 당국은 부캉이를 바다로 내보내기 위해 두 차례 구조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진행한 1차 시도에서는 부산해양경찰서와 소방당국 등이 선박 5척을 동원해 워터펌프 물줄기를 쏘며 상어를 외해 쪽으로 유도했으나, 부캉이가 물줄기를 피해 수로 변에 붙거나 깊은 곳으로 잠수하면서 실패했다.
이어 이달 2일에는 수로 폭에 맞춘 약 50m 규모의 대형 차단 그물망을 설치해 상어를 바다 쪽으로 밀어내는 2차 시도를 가동했다. 그러나 그물망이 수로 입구 부근 바닥 돌 등에 걸리는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고, 이튿날인 3일 부캉이가 그물을 넘어 다시 수로 안쪽으로 복귀하면서 방류에 실패했다.
현재 당국은 추가 구출 작전을 중단하고 당분간 부캉이가 스스로 수로 밖으로 나가길 기다리기로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캉이의 유영 행동과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할 경우 부산시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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