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사 안전 관련 예산 격차 2000억원
김기현 “통합 과정에서 대책 마련해야”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통합을 앞둔 발전 5사의 안전 관련 예산이 회사별로 최대 2000억원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재해율도 발전사마다 다른 흐름을 보이면서 조직 통합에 앞서 현장별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통합 과정에서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에 치중할 경우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투자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발전 5사의 안전 관련 예산은 평균 6717억원으로 편성됐다.
발전사별로는 동서발전이 791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남동발전 6937억원, 서부발전 6903억원, 중부발전 6071억원, 남부발전 5762억원 순이었다. 예산이 가장 많은 동서발전과 가장 적은 남부발전의 격차는 2154억원에 달했다.
안전 관련 예산은 발전설비 정비 일정 등에 따라 연도별 편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발전 설비를 분해수리하는 오버홀을 진행하는 연도에는 예산 투입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에는 서부발전이 7213억원으로 가장 많은 안전 관련 예산을 투입한 반면 남동발전은 5459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발전사별 예산 규모와 순위가 해마다 달라지는 셈이다.
산업재해율 역시 발전사마다 차이를 보였다. 남동발전의 산재율은 2022년 0.23%에서 2023년 0.25%, 2024년 0.21%, 지난해 0.11%로 낮아졌다. 남부발전은 같은 기간 0.23%, 0.36%, 0.12%, 0.13%를 기록했다.
반면 동서발전은 2022년 0.10%에서 2023년 0.14%, 2024년 0.22%, 지난해 0.46%로 3년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산재율은 발전 5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서부발전도 2022년 0.10%에서 지난해 0.26%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중부발전은 0.21%에서 0.14%로 낮아졌지만, 2023년 0.07%, 2024년 0.21%를 기록하는 등 등락을 반복했다.
이처럼 발전사별 안전 관련 예산과 산업재해율이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면서 통합 이후 안전관리 기준과 투자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발전설비의 특성과 정비 주기, 작업환경 등에 따라 필요한 예산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비용 절감보다는 사업장별 위험 요인을 고려한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발전 5사의 경쟁체제를 산업재해 발생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경쟁시키니깐 인건비를 줄이려고 해서 (발전사에서) 산업재해가 많이 나고 그러는 것 아니냐”며 발전사 간 경쟁이 인건비 절감과 안전관리 소홀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발전사별 예산 규모와 산재율에 차이가 있는 만큼 조직 통합만으로 산업재해가 감소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 과정에서 각 발전사의 작업환경과 안전관리 실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현장별 특성에 맞는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수천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도 발전사별 산재율이 들쭉날쭉한 것은 예산 액수가 아닌 현장 안전 시스템의 문제“라며 ”단순히 조직을 합친다고 해서 산재가 저절로 줄어드는 것이 아닌만큼 통합 과정에서 효율성과 비용 절감 논리에 밀려 현장 작업자의 안전이 후순위로 밀려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p1256@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