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정상회담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대화할 것을 권유했으나, 시 주석은 일본의 군국주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일 대화 촉구에 이같이 반응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포함한 대일(對日)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이를 일본 공급업체들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 산업에도 위협이 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한 일본 측 불만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의 수출 규제 조치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거쳐 합의한 미·중 무역 휴전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이 같은 지적에 일본 군국주의의 위험성을 거론하고 중·일 갈등은 미·중 관계와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중·일 갈등이 미·중 관계에 영향을 미쳐서도 안 된다고 말해, 일본과의 관계 회복을 촉구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시 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기 하루 전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회담을 가졌다. 외교가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미·중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 위해 유엔총회 연설 순서도 바꿨다고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로 인한 어려움 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사실상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한 중재 역할을 한 셈이다.
소식통들은 일본 측이 다음달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한 중·일 정상회담도 중국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일본 측에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의 회담을 제안했으나, 일본은 리 총리가 아닌 시 주석과의 만남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중국 정부가 다카이치 총리와 시 주석과의 회담은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중·일 관계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작년 11월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한 이후 급격히 악화했다. 중국 당국은 일본 여행 자제령, 일본 영화 상영이나 공연 금지 등 민간선에서의 ‘한일령(限日令)’을 시행한 데 이어 민간과 군수 등 이중 용도로 쓰이는 핵심 광물의 수출을 제재한다며 사실상 희토류 수출 규제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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