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리가 도시·나라 보호”
백악관 “이란 핵무기 저지 않았으면 위협 받았을 것”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로스앤젤레스(LA)와 샌디에이고를 공격하도록 내버려 둬보라’는 논란성 발언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중간선거 유세에서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다른 날에도 말했다. 그들(이란)이 샌디에이고나 로스앤젤레스(LA)를 미사일로 때리도록 내버려 둔다고 생각해보라”며 “그들이 공격하게 내버려 둬보라. 끔찍한 광경을 보고 싶은가. 그들이 샌디에이고를 공격하게 놔둬 보라. LA를 공격하게 놔둬 보라. 그러면 나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가”라며 “우리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도시를 보호한다. 우리의 나라를 보호한다”고 덧붙였다.
LA와 샌디에이고는 태평양 연안 캘리포니아주의 인구 기준 1·2대 도시다.
캘리포니아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말은 이란 전쟁은 불가피했으며, 전쟁이 없었다면 LA와 샌디에이고 등 미 주요 도시가 이란 핵미사일의 공격을 받았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틀 전인 지난 5일 네브래스카주 유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도시 하나를 파괴할 수도 있다”며 “그들이 LA를 파괴하게 놔두라. 샌디에이고를 파괴하게 두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세계를 안전하게,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치러야 할 작은 대가”라며 이렇게 밝혔지만, 해당 지역과 민주당을 중심으로 ‘이란이 LA와 샌디에이고를 파괴해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인가’라는 비판도 나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무기를 저지하지 않았다면 미국 도시들이 위협받았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 것”이라고 부연했다.
美민주, ‘수정헌법 25조’ 언급 트럼프 비판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의회전문지 ‘더 힐’을 통해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며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의 권한을 부통령 등이 대신하는 절차와 요건을 규정한 조항이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면직·사망·사임하거나 신체적·정신적 이유로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때 대통령 본인 의사로 권한이 승계되지만, 부통령과 내각 과반이 ‘대통령은 정상 임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문서를 의회에 송부하는 경우 대통령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직무가 멈춘다.
LA 출신인 알렉스 파디야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도 엑스(X·트위터)를 통해 “당장 수정헌법 25조”라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 캐런 배스 LA 시장도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부가 LA를 공격하도록 제안했다”며 “우리 도시를 겨냥한 그의 발언은 위험하고, 우리의 안전을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의 토드 글로리아 샌디에이고 시장도 “우리는 결코 ‘치러야 할 작은 대가’가 아니다”라며 “우리 도시를 당신의 무모한 전쟁 발언에서 빼라”고 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짐 데스먼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어떤 미국 도시도 희생될 수 없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