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영화 ‘암살자(들)’ 비판에 앞장서온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정작 영화는 보지 않았다는 취지로 대답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 의원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재심 문제를 언급하며 “역사 뒤집기가 시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암살자(들)’을 언급하며 “영화 제목에 암살자 ‘들’이라고 복수(표현을) 넣어서 결과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시해 사건의 배후일 수 있고, 북한 소행이 아닐 수 있다는 프레임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영교 법사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영화는 보셨느냐”고 묻자 주 의원은 “그런 패륜적인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정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를 보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이다.
그러나 주연 배우 유해진을 두고 ‘북한상’이라고 외모 비하를 할 정도로 ‘암살자(들)’ 비판에 앞장선 그가 영화를 보지도 않고 내용을 단정한 것은, 기본적인 사실 확인 의무조차 저버린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화를 만든 허진호 감독이 “박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를 죽이라고 시켰다는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이는 상식적으로 모순되고 개연성도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만큼, 어느 주장이 맞는지 사실 확인 절차는 필수라는 지적이다.
1974년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살해범 문세광의 범행에 배후가 있다는 내용이지만, 그 배후의 정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영화는 기자와 경찰이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을 중앙정보부가 방해하고 입막음을 하려 하는 상황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사건의 배후에 모종의 국가권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된다.
다만 그 국가권력을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명시 혹은 암시하는 대목은 등장하지 않는다. 관객 각자가 배후를 추리하고 상상할 수 있도록 모호하게 결말을 열어놓았다. 단정적인 결말의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보지 않고는 영화 내용을 잘라 말할 수 없으며, 심지어 영화를 보고 나서도 배후로 누구를 가리키고 있는 것인지 아리송하게 남는다는 평이 많다.
당초 ‘박정희 배후설을 그렸다’는 주장 때문에 역사를 왜곡한다는 비판과 여론의 분노가 촉발됐는데, 그 같은 주장이 오히려 영화 내용을 왜곡한 것이라는 반박까지 나오고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영화는 명백히 박 대통령의 관여 가능성을 영화적 상상력의 범주 안에도 넣지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상상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라며 “정치권이 영화를 왜곡한 것”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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