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공론화위원회, 1차 회의서 시민참여형 조사용역 계획 의결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2026~2040년)에 대형원전 건설을 포함할지를 결정하기 위한 공론화 절차가 시작되면서 전기본 확정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2차 전기본 안을 이달까지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원전 건설여부를 결정하는 공론화 과정 3개월을 거쳐 발표하겠다고 미룬 상태다. 12차 전기본 수립에 참여하는 위원 명단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8일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위한 원전 공론화위원회’는 전날 서울 비즈허브센터에서 첫 회의를 열고 운영규정과 시민참여형 조사용역 계획을 심의하고 공론화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공론화 결과를 단순한 찬반이나 다수결로 해석하지 않기로 했다. 시민참여단의 숙의 이후 의견과 판단 근거, 의견의 공통점과 주요 쟁점을 종합해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공론화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회의록도 위원회 확인을 거쳐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시민참여단은 약 300명 규모로 구성한다. 지역·성별·연령 등을 고려한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선정하고, 숙의자료와 온라인 학습 등을 통한 사전학습 이후 2박3일간 숙의토론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의견을 가진 분야별 전문가로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학습자료 작성에 필요한 전문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고 국내외 사례 조사·분석, 사실관계·출처 검증 등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정 결론이나 합의 도달을 전제하지 않고 공통으로 수용할 수 있는 영역과 조건부 수용 가능 영역, 숙의 후에도 남는 쟁점 등을 도출키로 했다.
하지만 에너지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등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안정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원전 건설 여부 등을 놓고 찬반 토론을 벌이고 그 결과를 반영해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세울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 수요를 반영할 경우 2040년 최대 전력 수요 전망치는 158.4∼165.0GW로 기존 전망치보다 26.6~26.8GW 증가했다. 증가분은 원전 19기 설비 용량에 해당한다.
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지난달 공개한 2분기 에너지 국민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 중 82.9%가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전기본에 포함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공론화 과정이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대형 원전은 부지 선정부터 준공까지 15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올해 건설 작업을 시작해도 2040년이라는 시한을 맞추기 빠듯하다는 추정이 나온다. 원전 건설 공론화가 아니라 입지를 신속히 선정하고 지역 주민들에 대한 설득과 보상 준비를 밟은 것이 미래세대를 위한 절차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기후부애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미 일곱 차례 토론회를 하면서 원전의 역할에 관한 내용도 다뤘는데 갑자기 또 원전 공론화를 하겠다며 3개월을 미루는 것을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며 “원전 반대 단체의 눈치를 보거나 원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시간을 끄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2차 전기본 수립에 참여하는 위원 명단 공개 여부를 두고도 국감장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전기 정책을 수립하는 전기본에 누가 참여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 책무“라며 명단 제출을 요구했고, 나경원 의원도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가세했다.
이에 김 장관은 “과거 윤석열 정부 때는 왜 제출하지 않았느냐”며 “명단이 공개되면 온갖 연락이 가는 등 잡음이 많이 생겼던 것이 과거부터의 관행“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가 기밀이 아닌 것은 맞다”며 필요할 경우 적절한 방식으로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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