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패턴 막는 온라인 운영 가이드라인 마련

할인 끝나 정상가격 전환 때도 별도 동의 필요

배송·설치비 등 필수비용 첫 화면부터 표시

대금 증액 동의 항목에 ‘예, 확인하였습니다’라는 모호한 문구를 사용하고 명시적인 거부 선택지는 제공하지 않은 사례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대금 증액 동의 항목에 ‘예, 확인하였습니다’라는 모호한 문구를 사용하고 명시적인 거부 선택지는 제공하지 않은 사례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공정거래위원회는 ‘다크패턴 방지를 위한 온라인 인터페이스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6일 배포했다고 밝혔다.

다크패턴은 온라인 화면을 구성·제공·운영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착각이나 부주의를 유발해 불필요하거나 비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이드라인에는 유형별 개념과 사업자가 유의해야 할 사항, 구체적인 법 위반 사례 등이 담겼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정기결제 대금이 오르거나 무료 서비스가 유료 정기결제로 전환될 때는 대금 증액이나 유료 전환 전 30일 이내에 소비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가령 월 5000원인 정기결제 상품이 1만원으로 오를 때 사업자가 이메일로 가격 인상을 알리면서 일정 기간 거부하지 않으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안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소비자의 명시적인 동의 없이 인상된 금액으로 정기결제를 갱신하면 금지되는 ‘숨은갱신’에 해당한다.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거나 별도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동의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신규 가입자에게 일정 기간 할인 혜택을 준 뒤 정상가격으로 전환하는 경우 별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최초 계약 때 ‘프로모션 종료 후 정상가격으로 자동결제된다’고 약관에 명시했더라도 가격이 오르기 전 30일 이내에 다시 동의를 받아야 한다. 무료 서비스가 유료 정기결제로 바뀌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정상가격으로 정기결제를 하던 기존 이용자에게 일시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한 뒤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대금 증액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장 잘 알려진 다크패턴 유형 중 하나인 ‘취소·탈퇴 등의 방해’에 대한 기준도 담겼다. 공정위는 취소·탈퇴 버튼을 소비자가 해당 버튼이 있다고 예측하기 어려운 ‘개인정보 수정’이나 ‘보안설정’ 등에 두는 대신, 로그인 첫 화면이나 ‘마이페이지’처럼 첫 화면에서 한 번의 클릭으로 직접 연결되는 화면에 배치할 것을 권고했다.

처음에는 낮은 가격을 보여준 뒤 결제 과정에서 필수 비용을 추가하는 ‘순차공개 가격책정’에 대한 기준도 제시됐다. 소비자가 상품 가격을 처음 접하는 화면에서 정상적인 구매·이용을 위해 지급해야 하는 총금액을 기준으로 가격을 표시·광고해야 한다.

배송·설치비와 제세공과금, 해외제품 관세, 여행상품 봉사료, 청소비, 도시세·숙박세 등 소비자가 통상적으로 지불을 거부할 수 없는 비용이 총금액에 포함된다.

다만 금액을 사전에 확정하기 어렵거나 온라인에서 일괄 결제할 수 없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해당 비용을 총금액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이 경우 가격을 처음 접하는 화면에서 해당 비용이 제외됐다는 사실을 표시하고 제외 사유도 안내해야 한다.

공정위는 다크패턴을 편취형·오도형·방해형·압박형 등 4개 범주, 13개 유형으로 구분했다. 숨은갱신과 순차공개 가격책정, 특정옵션의 사전선택, 잘못된 계층구조, 거짓 할인·추천, 유인 판매, 위장 광고, 속임수 질문, 취소·탈퇴 등의 방해, 숨겨진 정보, 가격비교 방해, 반복간섭 등이 포함된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이 가운데 순차공개 가격책정, 특정옵션의 사전선택, 잘못된 계층구조, 취소·탈퇴 등의 방해, 반복간섭 등 5개 온라인 인터페이스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기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과 6개 규제 유형 문답서 등에 흩어진 내용을 통합·현행화하고 모니터링과 법 집행 결과 등을 반영해 구체적인 법 위반 사례를 추가한 것이다. 다만 가이드라인 자체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실제 법 위반 여부는 전자상거래법과 시행령·시행규칙,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지침 등에 따라 판단된다.

공정위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다크패턴 규제에 대한 사업자의 이해를 높이고 관련 의무를 원활하게 이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온라인 거래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피해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필요한 제도 개선과 함께 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