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EI, 키르기스·타지크·우즈벡 맞춤형 ODA 전략 제시
키르기스는 보온·태양열, 타지크는 저전력·미니온실
우즈벡은 3단계 온실 모델…스마트 관개는 3국 공통 과제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한국형 스마트팜을 중앙아시아에 보급할 때 국가별 기후와 전력·용수 여건에 따라 기술 수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원지대가 많은 키르기스스탄에는 보온·단열 기술을, 정전이 잦은 타지키스탄에는 전력 사용을 최소화한 소형 온실을 우선 보급하는 식이다.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간한 ‘농림업 분야 중점 협력국 국제개발 협력 전략 수립’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의 기후와 전력·관개 여건, 농업인의 시설농업 수요 등을 분석해 국가별 시설농업 공적개발원조(ODA) 전략을 제시했다.

중앙아시아 3개국은 물 부족과 이상기후, 토양 황폐화, 노동력 부족 등의 문제를 공통적으로 겪고 있지만 농업 여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전력망 연결이 충분하지 않거나 정전이 발생해 한국의 첨단 스마트팜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지역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시설농업 ODA를 첨단형 스마트팜 하나로 통일하기보다 저비용·보급형 시설과 첨단형 시설을 함께 적용하는 ‘투 트랙’ 방식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고원지대의 낮은 겨울 기온이 핵심 변수로 꼽혔다. 이중 비닐과 보온커튼 등을 적용한 보온·단열형 비닐온실을 우선 보급하고 풍부한 일조량을 활용한 태양열 축열식 온실 등 에너지 절감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정전 때도 농가가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수동 전환 기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봤다.
스마트팜은 수도 비슈케크 인근에 시범온실 1~2곳을 먼저 설치한 뒤 현지 기후와 지형에 맞는 모델을 개발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지 농업인 조사에서 키르기스스탄 농민의 80% 이상이 선호하는 시설로 스마트팜을 선택한 점도 반영했다.
타지키스탄은 접근법이 다르다. 월 2~3회 정전을 경험하는 농가가 많아 보온형 비닐온실에 저전력 타이머와 점적관개를 결합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농업인의 67.5%가 스마트팜보다 비닐하우스를 선호한 만큼 첨단화에 앞서 단열·보온·급수 시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타지키스탄은 겨울철 채소 공급이 부족해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소규모 농가가 많은 현실을 고려해 초기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미니온실’을 개발하고 남부지역과 수도 두샨베 인근부터 겨울철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시설농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만큼 기술 수준에 따라 온실을 3단계로 나누는 전략을 제안했다. 지역별 기후와 생산 여건에 맞춰 시설을 배치하고 딸기·쪽파·허브 등 전략 품목을 다양화하는 방식이다. 농업지식혁신체계(AKIS) 센터는 중앙아시아 주변국으로 시설농업 기술을 이전하는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물 문제는 3개국의 공통 과제로 꼽혔다. 연구진은 스마트 관개 시스템과 노후 펌프의 재생에너지 펌프 전환, 정보통신기술(ICT)·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한 통합 물관리 플랫폼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우즈베키스탄은 대규모 클러스터형, 타지키스탄은 소규모 점적관개, 키르기스스탄은 협동조합 단위 공동관개에 각각 우선순위를 두도록 했다.
연구진은 “기후적응형 온실기술 보급은 적정기술형과 첨단형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접근이 필요하다”며 국가별 기후와 에너지 비용, 농가의 기술 수용 능력 등을 고려해 시설농업 ODA 모델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dast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