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직접 제재·후속조치 파악 근거도 없어
문대림, 해산청구 의무화·장관 직접 청구권 추진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농업법인이 금지된 부동산업을 하다 적발된 사례가 최근 4년간 279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실태조사를 통해 위법 사실을 확인하고도 법인 해산을 직접 청구할 권한이 없어, 투기 목적의 농업법인에 대한 제재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농업법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업법인의 사업범위 위반은 27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부동산업 금지 규정을 위반한 사례는 27건이었다.
농업법인의 부동산업 영위를 제한하는 규정이 마련된 이후인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사업범위 위반은 총 2374건이었다. 이 가운데 부동산업 금지 위반은 279건으로 전체의 11.8%를 차지했다. 연도별 부동산업 위반은 2022년 154건, 2023년 40건, 2024년 58건, 2025년 27건이다.
현행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농업법인이 정해진 사업범위를 벗어난 사업을 할 경우 해산명령 대상이 될 수 있다. 시장·군수·구청장이 법원에 해산을 청구하면 법원이 심리를 거쳐 해산을 명할 수 있다.
문제는 농식품부가 실태조사를 통해 위법 사실을 적발하더라도 직접 법인의 해산을 청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행법은 지자체장이 법원에 해산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해산 청구 여부는 지자체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가 자체 판단이나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후속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경우 부동산업 위반으로 적발된 농업법인이 그대로 존속할 수 있다. 농식품부가 지자체의 행정처분 이행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돼 있지 않다.
농업법인은 농지 소유주 가운데 약 0.2%인 1만1540개소 수준이지만, 법인 명의를 이용한 농지 투기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돼왔다. 농업법인을 설립해 개발예정지 인근 농지를 매입한 뒤 지분을 쪼개 되파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농식품부도 최근 농지전수조사 보완대책을 내놓으면서 농업법인의 부동산업 영위를 투기 행위로 보고 해당 농지에 처분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
문 의원은 이 같은 제도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농어업경영체법 개정을 추진한다. 지자체의 재량으로 돼 있는 농업법인 해산청구를 의무화하고, 농식품부 장관에게도 법원에 직접 해산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문 의원은 “농지를 투기 수단으로 악용한 농업법인을 적발하고도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전수조사 취지를 살릴 수 없다”며 “농지 투기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성실하게 농사를 짓는 농민과 농업법인에 불필요한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 대상과 요건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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