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올가을 징집 규모 12만명 계획
병역 기피 막으려고 여러 규제 신설
“도시인구까지 징집…최종 공세 가능성”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러시아 정부가 최근 18~30세 청년 남성을 대상으로 부동산 거래를 하려면 병역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는 규제를 추가로 도입했다. 징집을 기피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일각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하반기 대규모 징집을 위한 포석을 둔 게 아니냐고 분석한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 ‘더선데이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징집 기피 억제책으로 18∼30세 청년 남성에 대해 부동산 거래 등에 병역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규제를 최근 추가로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더선데이타임스가 입수한 ‘연방공증인협회에서 지역 공증인협의회로 발송한 서한’ 문건에 따르면, 최근 관련 법규가 강화되면서 잠재적 징집 대상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부동산을 사거나 팔거나 사업체 소유자로 등록하기 전에 반드시 병역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콘스탄틴 코르시크 연방공증인협회 부회장이 서명한 이 서한에는 “소집통지서가 나오면 병무기관에 출두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임시조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와 함께 서한은 “병역의무법 제22조는 병역 등록을 했거나, 병역 등록 의무가 있으나 등록하지 않았고 예비역에도 속하지 않은 18세 이상 30세 이하의 남성 시민은 군 복무를 위한 징집 대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
이는 사실상 병역 기피자들이 공적 생활과 경제 활동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도록 만드는 조치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더선데이타임스는 또 러시아의 이런 조치는 대규모 군사 동원을 준비하는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 내 보도를 인용해 징집 대상 연령대 남성의 위임장 발급 인증이 공증인에 의해 거부된 사례와 소집 통지서가 발부된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위임장 발급 전에 입증토록 공증인으로부터 요구받은 사례 등을 소개했다.
위임장이 발급되면 본인이 러시아에서 출국한 후에도 다른 사람이 그의 재산을 관리할 수 있게 되므로, 이번 조치는 병역 기피 목적의 출국을 어렵게 하려는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병역 관련 법률은 18세부터 30세까지의 남성이 병무기관에 등록해 두고 필요할 경우 전투에 소집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면 침공을 시작한 이래 징집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병역 회피를 위해 재산을 처분하거나 출국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규를 강화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금까지 도시 중산층의 반발을 우려해 대규모 병력 동원을 피해 왔으나,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지난달 치러진 선거에서 국가두마(연방하원) 450석 중 349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둔 것을 계기로 징집 규모를 늘리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더선데이타임스는 전했다.
소련군·러시아군에서 복무한 퇴역 중령이며 해외에 거주하는 반정부 인사 세르게이 굴랴예프는 “이 서한은 국가가 신규 병력이 절실히 필요함을 보여준다”며 “당국은 사람들의 출국을 막고 병역 등록을 강제하기 위해 이들의 생활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정부는 늘어나는 사상자를 보충하기 위해 병력 모집을 확대하고 있다. 그간 1년에 두 차례 10만여 명을 신규 징집했지만, 올해는 가을 징집 규모만 약 12만명가량으로 잡고 있다.
미 육군전쟁대학 전략연구소의 아짐 이브라힘 연구교수는“지금까지 병력 모집은 중산층을 전쟁의 영향에서 차단하기 위해 노동계층 농가와 소수민족에 한정돼 왔다”며 “러시아가 부유한 도시 인구에서 병력을 모집하기 시작한다면, 이는 최종 공세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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