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스테이블코인 확산…원화·국내 금융 영향 주목
국경 간 결제 온체인 이동…거래소 역할 확대 전망
로빈후드체인·폴리마켓 언급…“시장이 규제 앞질러”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그야말로 충격입니다. 국가를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경제 운용의 재량권을 사실상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태민 더그비 주식회사 대표는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열린 ‘헤럴드머니페스타2026’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기존 통화·금융 질서를 재편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대표는 미국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배경에 미국의 재정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이 지금 궁지에 몰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국채 문제”라며 “결국 인도인,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들의 주머니에 있는 자금을 미국 국채로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보급이 확대될수록 원화를 비롯한 비(非)달러 통화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오 대표는 “여러분들이 원화를 갖고 있다는 것은 은행이 그 자금으로 한국 국채 등을 보유한다는 의미”라며 “그 돈으로 테더를 사면 한국 국채는 덜 팔리고 미국 국채가 더 팔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국채가 팔리면 팔릴수록 세계 각국의 로컬 국채는 그만큼 덜 팔리는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제약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화폐와 금융은 떼려야 뗄 수 없다”며 “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미국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금융정책의 재량권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통 금융사가 맡아왔던 결제와 송금 기능이 온체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 대표는 한국 수입업자가 국내 거래소에서 테더(USDT)를 산 뒤 일본 수출업자에게 보내고 이를 일본 거래소에서 엔화로 환전하는 구조를 설명했다. 그는 “아주 짧게 잡으면 3~4분, 넉넉히 잡아도 30분이면 끝난다”며 “은행이 없이도 돈이 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래소가 기업 간 거래, 즉 B2B 모델에서는 허브”라며 “은행이 살려면 거래소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향후 규제가 허용될 경우 거래소가 단순 매매 중개를 넘어 신용과 결제 등 기존 금융사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한편 이날 오 대표는 온체인 시장의 성장 속도가 규제 정비를 앞서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최근 레이어2(L2) 블록체인 로빈후드체인에서는 밈코인과 엔비디아, 스페이스X 등 토큰화 주식을 거래쌍으로 묶는 새로운 방식까지 등장했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로빈후드체인의 최근 한달 매출은 2509만달러로 집계됐다. 오 대표는 “실물연계자산(RWA)은 규제가 상당히 많은데도 뒷문이 잔뜩 열려 있다”며 “그건 로빈후드의 상상력이 아니라 유저들의 상상력”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로는 이용자 수요를 꼽았다. 오 대표는 최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폴리마켓 접속 차단 사례를 언급하며 “(이용자들이) 왜 예측시장에 관심이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며 “중앙화 거래소에 규제를 반복적으로 한다면 그 수요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탈중앙화거래소(DEX) 등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kyou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