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원전 프레임워크, 협력 새 이정표

한전·한수원·두산에너빌·대우건설 등 참여

업계·원자력학계 일제히 환영 입장문 발표

산업부, 후속조치 착수…“전방위 지원할 것”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현장. 신한울 3·4호기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적용해 건설 중이며, 3호기는 2032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현장. 신한울 3·4호기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적용해 건설 중이며, 3호기는 2032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국내 원전업계와 학계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가 대미 전략투자의 핵심 사업이자 한미 양국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1978년 미국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바탕으로 고리 1호기를 건설하며 원전 기술을 도입했던 한국이 약 50년 만에 미국에 한국형 원전을 건설하는 단계로 나아가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원전 프레임워크의 후속조치를 점검하고 국내 원전 기업들의 사업 참여를 지원하는 등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2일 정부와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는 대미 전략투자기금 가운데 최대 1200억달러를 활용해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2기는 한국형 APR1400, 6기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으로 건설한다. 건설비 약 1000억달러, 예비비 200억달러다.

원전 8기 건설이 본격화하면 국내 원전 기업들의 미국 사업 참여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에선 시공능력을 보유한 회사가 거의 없어 결과적으로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한국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으로 구성된 팀코리아가 설계, 조달, 시공을 턴키 방식으로 한 번에 수주하는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사업으로 추진될 가능성도 높다.

K원전의 미국 진출 경험은 향후 제3국에서 원전을 수주하는 데에도 큰 경쟁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인 전력수요 증가와 탈탄소 흐름에 따라 동유럽이나 인도, 사우디, 베트남, 이집트 등 다수 국가에서 원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과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 경험뿐이지만 미국 진출 성과에 따라 제3국에서도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체코원전을 수주한 대우건설은 최근 해외사업단과 원자력사업단을 통합한 ‘글로벌인프라본부’를 신설하며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한 조직 정비를 마쳤다.

팀코리아의 주축인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양국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2일 환영의 입장을 표명했다.

우선 한전은 “국내 전력산업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의 성공적인 추진에 기여할 계획”이라며 “한국형 원전 APR1400의 미국 진출을 통해 우리 원전산업의 기술력과 사업관리 역량을 알리고, 국내 원전기업의 미국시장 진출과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경제성과 사업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정부 및 국내 원전·에너지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 이번 투자가 양국의 에너지 안보와 국내 원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수력원자력은 “정부의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추진 계획 및 원전 프레임워크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이번 발표는 양국 간 에너지 협력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원전 분야의 장기적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미국 내 대형원전 건설을 위한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가 마련됨으로써 양국의 원전산업이 공급망과 시공·기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무엇보다 이번 프레임워크를 통해 한국의 수출 노형인 APR1400의 미국 진출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세계 원전시장에서 기술과 사업 역량을 인정받는 국가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번 프레임워크는 우리 기업들이 향후 제3국 원전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주요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원자력학회도 “미국 내 한국형 원전 APR1400 2기를 포함한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에 합의한 것을 크게 환영한다”면서 “우리 원자력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한국형 원전의 미국 진출과 한·미 원전산업 동맹이 첫걸음을 내딛게됐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한국은 반세기 가까이 설계, 기자재 제작, 시공, 시운전, 운영·정비에 이르는 전주기 역량을 축적했고, 국내외에서 원전을 적기에 건설해 온 실적을 갖고 있다”면서 “양국의 강점이 결합되면 미국 원전 건설의 공급망 병목과 사업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세계 원전시장에서 공동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전 수출 담당부처인 산업통상부는 전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합동 원전수출기획위원회를 열고 관련 후속조치 점검에 나섰다. 한미 양국 정부가 대미투자 프로젝트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원전 프레임워크에 합의한 사실을 발표한 뒤 열린 첫 회의였다.

원전 건설 사업의 구체적인 조건이 제시되는 대로 원전 공기업과 수출 금융기관, 시공사, 기자재사 등이 협의체를 조기에 구성해 제안서 작성부터 이행계획 수립과 입찰서 준비, 인허가 대응까지 적기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창희 산업부 원전전략기획관은 “한국의 우수한 원전 역량과 탄탄한 공급망을 토대로 미국 내 원전건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K-원전이 글로벌로 더욱 확산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