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과실값 하락…축·수산물은 상승

가공식품·내구재 오름폭 확대 근원물가 압박

정부 농축수산물 수급관리·유통구조 개선 추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9% 상승하며 두 달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석유류 가격이 두 달 연속 14%대 상승세를 이어갔고, 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도 오름폭을 키우면서 물가 부담은 여전했다. 추석을 앞두고 과일 출하량이 늘고 정부 할인 지원이 더해지면서 농산물 가격은 하락했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서 장 보는 시민 모습. [연합]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서 장 보는 시민 모습. [연합]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전쟁 여파로 지난 4월 2.6%에서 5월 3.1%, 6월 3.2%까지 높아졌다. 이후 7월 2.8%로 둔화했다가 8월 3.1%로 반등한 뒤 지난달 다시 2%대로 내려왔다.

다만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왔다고 해서 상승 압력이 완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SK텔레콤 해킹사고에 따른 요금 할인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8월 상승률은 2.5% 수준으로, 9월에는 오히려 상승폭이 소폭 확대된 셈이다. 중동전쟁 이후 약 6개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0%를 웃돌고 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0.3%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을 0.03%포인트(p) 낮췄다. 특히 농산물 가격은 4.0% 떨어져 전체 물가를 0.17%p 끌어내렸다. 농산물 가격의 하락폭은 8월(-6.7%)보다 축소됐다.

과실류 가격은 10.9% 하락했다. 사과(-9.2%)와 배추(-15.2%), 복숭아(-14.7%), 포도(-10.3%) 등이 일제히 내렸다. 반면 호박은 46.9% 급등했고 채소류 전체 가격은 전년 동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사과·배 등 작황 호조로 추석 연휴를 맞아 출하 물량이 늘면서 과실은 하락 폭이 확대됐다”며 “반면 채소는 기상 여건 등으로 출하량이 줄며 8월 9.7% 하락에서 9월 보합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농산물과 달리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은 각각 3.7%, 4.5% 상승했다. 공급량 감소에 추석 명절 수요가 맞물리면서 오름폭이 커졌다. 가공식품 가격도 출고가 인상 여파로 2.1%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4.8% 뛰었다. 8월(14.2%)에 이어 두 달 연속 14%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석유류 최고가격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실제 기록한 2.9%보다 0.6%포인트 높은 3.5%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최고가격제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은 컴퓨터는 27.4% 뛰어 20%대 오름세를 지속했다. 갤럭시와 아이폰 등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휴대전화기 가격도 8.3% 상승했다. 컴퓨터·휴대전화기 등 내구재와 가공식품의 상승 폭이 확대되며 근원물가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데이터처의 설명이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7% 올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8% 상승했다.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하는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랐다. 이른바 ‘밥상 물가’를 보여주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3% 하락했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농축수산물 품목별 수급·가격관리를 강화하고 유통구조 개선 노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최고가격제·유류세 인하 등을 통한 석유류 가격안정 및 취약 계층 지원도 차질없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