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U에 6개월간 경유 1억2000만배럴 방출 요구
선거 앞두고 연료값 부담…불응땐 수출 제한 카드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프랑스와 독일에 비축 경유를 시장에 풀 것을 요구하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산 경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은 자국 연료 가격을 낮추려는 미국이 유럽에도 비축유 방출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연합(EU)에 향후 6개월 동안 비축 경유 1억2000만배럴을 방출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특히 프랑스와 독일이 앞서 합의한 비축유 방출 약속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 30여곳은 지난 3월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해 총 4억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미국은 1억7200만배럴을 담당했으며 유럽 국가들은 전체 물량의 약 20%를 맡았다. 미국은 최근 추가로 최대 4000만배럴을 빌려주는 방식의 방출 계획도 발표했다.
이번 압박은 미국 내 경유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경유 수출 금지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다만 수출을 제한할 경우 미국 내 휘발유 가격 등 다른 에너지 가격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유엔총회를 계기로 만났을 당시 비축 경유 방출 문제를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에너지 가격과 수급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주요 7개국(G7) 정상 화상회의를 소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경제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고 프랑스 에너지부도 답변하지 않았다.
유럽은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 제한에 이어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까지 겹치면서 미국산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경유 수출국으로 하루 약 120만배럴을 해외로 보내고 있어 실제 수출 제한이 이뤄질 경우 국제 경유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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