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C 시애틀 지원받던 기업, 싱가포르 KSC에도 선정
시애틀 KSC·리야드 GBC 동시에 이용한 기업도
지원 종료 후 연속지원 사례…기존 사업장 계속 임차·사용하기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1. 의료·광학기기 사업체 A기업은 2023년 9월부터 미국 시애틀의 K-스타트업센터(KSC) 지원을 받았다. KSC 입주기업은 회의실 등 업무공간을 제공받고 법인 설립·비자 발급·계좌 개설 등 행정지원도 받을 수 있다. 이 기업은 지난해 2월 싱가포르 KSC에도 선정됐다. 이 기업이 국가지원 사업인 KSC에 동시에 지원받은 기간은 6개월. 중기부는 “KSC 사업간 중복 지원을 받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2. 펄프 제조업체 B기업도 지난해 1월부터 시애틀 KSC에 입주한 상태에서 같은 해 3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도 입주했다. KSC에서는 업무공간과 현지 정착·투자유치 지원을 받고, GBC에서는 현지 사무공간 임차료와 해외시장 개척 지원을 받을 수 있다. GBC의 독립 사무실 임차료는 실비의 80%다. 지원 프로그램 기간이 끝난 뒤 기업이 직접 해당 사무실을 임차해 계속 사용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S)·K-스타트업(KSC) 센터 운영 및 지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GBC와 KSC 등 중기부 해외거점 사업에서 중복 지원을 받은 기업은 모두 11곳으로 파악됐다. GBC와 KSC를 동시에 이용한 기업이 7곳, 서로 다른 KSC를 동시에 이용한 기업이 4곳이었다.
지원 기간이 끝난 뒤 다시 지원을 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중기부는 “KSC 지원 종료 후 연속 지원을 받은 기업이 1곳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기업별 이용 현황에는 지원 종료 이후에도 기존 해외 사업장을 계속 임차해 현지 사업공간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포함됐다. 정부 지원을 발판으로 각 기업이 현지에 정착한다는 측면이 있지만 한정된 해외진출 지원 기회를 일부 기업이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구조가 적절한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GBC와 KSC는 중기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해외에 거점을 두고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GBC는 해외 사무공간과 법률·세무·노무 컨설팅, 현지 시장 개척 등을 지원하고 KSC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사무공간과 법인 설립·비자 발급, 투자유치, 바이어 연결 등을 제공한다.
특히 KSC 입주기업에는 현지 업무공간이 제공된다. 올해 모집 기준 지정석 이용료는 실리콘밸리의 경우 좌석당 월 75달러, 싱가포르는 월 75싱가포르달러, 파리는 월 75유로 수준으로 현지 물가 등을 고려하면 매우 저렴하다. 특히 비지정석은 별도 사용부담금이 없고 단기 출장자를 위한 공유오피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국비 지원 사업이 소위 ‘아는 기업들만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특혜’로 비쳐질 개연성이 있다는 점이다.
해외거점 지원 사업 규모는 확장추세다. GBC 지원기업은 2022년 914개사에서 2025년 2058개사로 늘었다. 입주기업도 같은 기간 313개사에서 431개사로 증가했다. 지난해 GBC 지원기업의 수출실적은 12억8506만달러, 현지법인 설립은 53건으로 집계됐다. KSC는 지난해 149개사를 지원했고 이 가운데 입주기업은 119개사였다. 현지법인 설립은 22건이었다. 중기부는 “KSC를 통해 사무공간 제공뿐 아니라 현지 액셀러레이팅과 투자유치, 바이어 발굴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BC와 KSC 사업에 투입되는 올해 예산은 315억원 가량으로 GBC가 176억원, KSC가 138억원 가량이다.
같은 도시에 GBC와 KSC가 각각 별도의 사무공간을 둔 곳도 있다. 도쿄 GBC는 614㎡ 규모로 올해 임차료·관리비 7억9000만원과 운영비 2억원이 책정됐다. KSC 도쿄는 89㎡ 규모로 임차료·관리비 2억8000만원과 운영비 1억2500만원이 잡혀 있다. 두 곳의 관련 비용을 합치면 13억9500만원이다. 베트남 하노이도 GBC와 KSC가 따로 운영된다.
해외 수출기업에 대한 ‘중복지원’ 문제는 과거에도 제기된 된 바 있다. 중기부는 지난해 2월 발표한 ‘2025년 중소·벤처기업 수출지원 방안’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에 GBC의 중소기업 경영지원, KSC의 스타트업 보육, 한국벤처투자의 투자유치 기능을 한데 묶은 ‘해외진출 통합지원거점’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원사업이 여러 곳에 분산돼 중복지원 등 관리가 소홀해지자 이를 하나로 묶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 전환을 도모한 셈이다.
장철민 의원은 “해외진출 지원 기능을 통합하는 방향을 이미 제시한 만큼, 한정된 지원 기회가 일부 기업에 반복적으로 돌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중기부가 해외거점 사업 간 지원 이력을 통합 관리해 기업에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운영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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