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硏, 면 제조 자율생산라인 구축
- 센서가 반죽 읽고 AI 판단·로봇 작업
- 생산성 30%↑·제품 손실 20%↓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라면과 국수를 만드는 숙련공의 ‘손맛’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하는 시대가 열린다. 센서가 반죽의 수분과 탄력을 실시간으로 읽으면 AI가 최적의 제조조건을 판단하고 로봇이 직접 면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오는 2030년까지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면 제조 자율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식품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연연 전략연구사업’으로 ‘면 제조공정 초자동화를 위한 자율생산 공정 일체 지능형 생산설비 개발’에 착수해 2030년까지 면 제조 전 과정을 아우르는 자율생산 기술을 개발한다고 1일 밝혔다.
라면과 국수 등 국내 면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5년 생산액은 약 4조원, 생산량은 140만톤에 달한다. 수출액도 2023년 11억1553만달러에서 2024년 13억6242만달러로 22.1% 증가했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라면 생산라인을 제외하면 면 제조 현장은 여전히 숙련 작업자의 경험에 크게 의존한다.
면은 배합부터 반죽, 숙성, 압연, 절출, 성형까지 공정마다 수분과 탄력, 식감이 달라진다. 작업장의 온도와 습도가 조금만 바뀌어도 반죽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압연 두께와 숙성 조건 등을 미세하게 조정해야 한다. 기존 자동화설비처럼 미리 정해진 수치만 적용해서는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다.
식품연은 이 같은 숙련공의 판단을 AI로 대체하는 데 나선다. 핵심은 ‘센서→AI→로봇→디지털 트윈’으로 이어지는 자율생산 체계다.
복합센서가 반죽과 면의 품질을 실시간 측정하면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품질을 예측하고 최적의 작업조건을 결정한다. 로봇은 면을 집거나 모양을 만드는 고난도 작업을 수행한다. 실제 제조현장을 가상공간에 구현한 디지털 트윈은 전체 공정을 실시간으로 감시·제어한다.
식품연을 중심으로 산·학·연 9개 기관이 참여한다. 식품연은 면 품질 분석과 공정설계를 총괄하고 센서·AI·로봇·디지털 트윈을 하나의 생산라인으로 통합한다.
실시간 품질관리로 제품 손실률을 기존보다 20% 이상 줄이고 자율운영을 통해 생산성을 30% 이상 높인다. 전체 면 생산공정의 자동화율은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지능형 제어기와 로봇설비 국산화도 추진한다. 면 제조에서 자율생산 모델을 확보한 뒤 제과·제빵 등 다른 식품 제조 분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임정호 식품연 박사는 “면 제조는 원료와 반죽 상태가 끊임없이 변해 숙련 작업자 의존도가 높은 공정”이라며 “사람과 AI·로봇이 함께 일하는 자율생산 모델을 완성해 식품 제조현장의 인력난을 줄이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