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 1위 찬쉐…머네인·하루키 등 상위
국내 독자 선택은 애트우드…8일 발표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2026년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오는 8일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8시) 스웨덴 한림원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세계 문학계의 시선이 다시 ‘단골 후보’들에게 쏠리고 있다.
중국의 전위소설가 찬쉐가 해외 베팅 시장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제럴드 머네인, 무라카미 하루키,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 엔리케 빌라-마타스, 토마스 핀천, 리디아 호르헤 등이 뒤를 바짝 쫓고 있다.
1일 베팅업계에 따르면, 찬쉐는 영국 베팅업체 래드브록스(Ladbrokes)에서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군 중 배당률이 11대 1로 가장 낮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시장에서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의미다. 찬쉐는 미국 베팅업체 칼시(Kalshi)와 몰타 베팅업체 베서드(Bethard)에서도 각각 15%의 확률, 5대 1의 배당률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뒤를 잇는 후보들은 베팅업체마다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래드브록스에서는 일본 작가 하루키가 두 번째로 낮은 15대 1의 배당률을 보이고 있고, 호주의 머네인, 멕시코의 리베라 가르사, 스페인의 빌라-마타스, 루마니아의 커르터레스쿠, 미국의 핀천, 포르투갈의 호르헤는 17대 1로 나란히 3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러시아의 류드밀라 울리츠카야는 19대 1, 그리스의 에르시 소티로풀로스와 캐나다의 마거릿 애트우드, 프랑스의 미셸 우엘벡, 영국의 살만 루슈디, 프랑스의 피에르 미숑은 21대 1 수준이다.
칼시에서는 캐나다의 시인 앤 카슨(배당률 15%)이 찬쉐와 함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하루키와 인도의 아미타브 고시는 13%로 동률을 이뤘고, 핀천은 11%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베서드에선 머네인이 8대 1의 배당률을 나타내며 찬쉐 다음으로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루키는 19대 1로 순위가 다소 낮고, 리베라 가르사가 11대 1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 작가 알렉시스 라이트가 핀천과 함께 13대 1을 기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엇길리는 예측 속에서도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찬쉐(73)다.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그는 최근 몇 년간 노벨문학상 시즌 때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다. 국내 출판사인 민음사와 문학동네 역시 올해 수상 예상 작가 명단에 찬쉐를 포함시켰다.
문화대혁명의 영향으로 초등학교까지만 졸업한 찬쉐는 문학과 철학을 독학하며 글쓰기를 시작했다. 1985년 단편소설 ‘더러운 물 위의 비눗방울’을 발표한 뒤 1987년 장편 소설 ‘황니가’를 출간하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걸었다. 중국 무속 신앙에 영향을 받아 독특한 문학 세계를 구축한 그는 ‘마지막 연인’, ‘오향거리’ 등의 작품을 통해 현대 문학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찬쉐 못지않은 단골 후보 머네인(87)은 호주에서 교사, 편집자, 전업주부, 교수 등으로 일하며 남는 시간에 글을 썼다. 그는 자신이 평생 살아온 빅토리아주를 소재로 소설을 쓰면서도 호주의 사회, 문화, 정치 현안 등을 직접 다루기보다 모든 이미지와 느낌이 형성되고 연결되는 곳인 마음에 집중했다. 1974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타마리스크 로’를 시작으로 ‘평원’, ‘백만 개의 창’, ‘경계 지역’ 등을 펴냈다.
아시아에서 꾸준히 후보로 거론되는 하루키(77)는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한 후 ‘노르웨이의 숲’으로 일본을 넘어 세계적 인기를 얻었다. ‘태엽 감는 새’ 등에서 간결하고 세련된 문체로 현대인이 느끼는 고독과 허무를 표현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 영어판이 아시아 작품으로 드물게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면서 국제적 명성을 높였다. ‘1Q84’ 등 그의 작품들은 50여 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됐다.
문학동네와 민음사는 찬쉐, 머네인, 하루키와 함께 애트우드, 조이스 캐럴 오츠(미국), 세사르 아이라(아르헨티나), 저메이카 킨케이드(앤티가바부다), 다와다 요코(일본) 등을 공통 후보로 꼽았다. 문학동네에선 다비드 그로스만(이스라엘), 피터 캐리(호주), 이언 매큐언(영국), 존 밴빌(아일랜드), 민음사에선 에두아르도 멘도사(스페인), 스티븐 킹(미국),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미국), 이사벨 아옌데(칠레) 등도 언급했다.
한편 국내 독자들의 선택은 베팅 사이트와 다르게 나타났다. 예스24가 지난 3~29일 진행한 수상자 예측 투표에서는 애트우드가 득표율 21%로 1위에 올랐다. ‘시녀 이야기’로 잘 알려진 애트우드는 2000년 ‘눈먼 암살자’, 2019년 ‘증언들’로 두 차례 부커상을 받은 캐나다 대표 작가다. 이어 살만 루슈디가 18%, 찬쉐가 1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문학계와 서점가가 주목하는 후보군에는 한국의 김혜순 시인도 포함됐다. 영풍문고가 국내외 언론과 문학계에서 거론되는 작가를 토대로 선정한 10명에는 김혜순을 비롯해 울리츠카야, 애트우드, 하루키, 커르터레스쿠, 우엘벡, 카슨, 머네인, 찬쉐, 핀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노벨문학상은 공식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만큼 시장이나 출판계가 내놓는 후보군은 어디까지나 예상에 불과하다. 다른 주요 문학상과 달리 사전에 롱리스트나 쇼트리스트를 발표하지 않아 결과를 가늠하기가 더욱 어렵다. 공식 후보는 50년간 기밀로 유지된다.
찬쉐나 머네인 같은 유력 후보들이 올해 수상 숙원이 풀릴지, 아니면 2024년 한강이나 2016년 밥 딜런처럼 깜짝 수상자가 나올지 한림원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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