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중 제안받아 시작…매체는 달라도 음악·미술은 결국 이야기”
샌프란현대미술관 “90여년 역사 최대 규모 韓 전시…티켓 판매량 자랑스러워”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의 공동 큐레이터로 변신했다.
RM은 다음 달 시작하는 특별전 ‘RM x SFMOMA: 너와 나 사이’(Between You and Me)의 개막을 앞두고 29일(현지시간) SFMOMA에서 열린 언론 대상 전시 프리뷰 행사에 참석해 “공동 큐레이터로 처음 데뷔하게 돼 긴장된다”고 말했다.
그는 “8년 전 미술관을 다니며 미술작품을 접하기 시작했을 때는 이런 날이 올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며 2년 전 군 복무 중에 미술관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는 군 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는 제안이라면 뭐든 수락했을 것”이라고 농담하면서 “제가 꿈꾸던 (전시) 공간을 직접 열기 전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RM은 미술작품 수집에 나서게 된 계기에 대해선 “미국에 있을 때나 서울에 있을 때나 어딘가로 떠다니고 부유하는 기분이 든다”며 “그런 감정 때문에 미술에 많이 의지하게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미술과 음악은 매체가 다르지만 무언가를 말하고자 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어린 시절부터 무언가를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여기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RM은 “내가 필요로 하지 않는 물건을 이렇게나 많이 보유해도 될까. 내가 혹시 그저 돈만 많은 지루한 사람이 돼버린 것은 아닐까”라고 되물으며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 작품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저의 컬렉션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의 성격에 대해선 “개인적인 것과 보편적인 것, 동양과 서양, 현대와 동시대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막상 전시를 앞두고 ‘과연 그 모든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어쩌면 그저 좋고 새롭고 흥미로운 전시이기만 하면 충분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미술계 종사자가 아닌 데다 본격적인 훈련도 받지 못해 전시에 쓰일 작품설명을 쓰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면서도 “어떤 분야든 때로는 외부인의 시선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전시의 공동 큐레이터인 아메리카 카스티요는 “때로는 외부인의 시선으로 사물을 다르게 바라보는 능력이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강점이 된다”고 맞장구를 쳤다.
RM은 이번 전시를 두고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은 식민 지배와 전쟁, 매우 빠른 발전을 겪으며 많은 것이 사라졌고 동시에 찬란한 것도 만들어졌다”며 “한국 출신의 젊은이로서 조금 더 새롭고 젊은, 어쩌면 더 나은 시각과 감성을 더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수집해왔고 그 과정이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는 결국 나 자신을 길게 소개하는 자리”라고 자평했다.
프리뷰 행사에 참석한 김효은 공동 큐레이터는 “일반적인 미술사적 주제가 아니라 개인이 오랜 세월 형성해온 예술관에서 출발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크리스토퍼 베드퍼드 SFMOMA 관장은 “우리 미술관의 91∼92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한국 미술품 전시이자 RM의 첫 큐레이팅 도전”이라면서 “이번 전시의 관람권 판매량도 매우 자랑스럽다”며 웃음을 지었다. 미술관의 멤버십 회원을 위한 프리뷰 관람권은 매진됐고, 주말 티켓도 판매 속도가 빠르다는 전언이다.
RM의 개인 소장품 142점과 미술관 자체 소장품 36점 등 총 178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다음 달 3일부터 내년 2월 7일까지 열린다.
한편 RM은 왜 샌프란시스코에서 작품을 전시하기로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그건 질문이 되지 않는다”며 “샌프란시스코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도시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유쾌하게 답했다.
이날 미디어 프리뷰가 열린 미술관 앞에는 전 세계 각국에서 온 BTS 팬클럽 ‘아미’ 회원들이 모여 RM을 기다리며 전시장을 찾은 언론인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