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대의원대회서 사회적 교섭 추진 여부 결정

지도부 “선거 뒤엔 늦다”…조합원 80% 필요성 공감

메가특구에는 “노동자 빠졌다”…노동특례 제로베이스 논의 요구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민주노총 지도부가 인공지능(AI) 확산과 메가특구 추진에 따른 일자리·노동조건 변화에 대응하려면 정부 정책이 정해지기 전에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내달 7일 사회적 교섭 추진 여부를 결정할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대화 참여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설득하는 모습이다. 민주노총은 메가특구 정책이 기업 지원에 치우쳐 있다며 노동자의 고용·안전·주거 대책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0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10월 7일 오후 1시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제85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사회적 교섭 추진 건’을 논의한다. 안건은 ▷합의제 운영 ▷산별노조 참여 보장 ▷기구 명칭 변경 등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정부와 협의하고, 합의가 이뤄지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참여해 법·제도 개편 절차를 밟는 내용이다.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지도부는 논의를 차기 집행부 선거 이후로 미뤄서는 안 된다며 공개 설득에 나섰다.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회적 교섭을 제기하는 것은 노동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하고 개입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피지컬 AI로 불리는 로봇의 양산과 산업 전환을 거론하며 정부가 AI 도입, 메가특구 지정, 미래대응기금 조성 등 노동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정책을 연말까지 결정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는 사이 주요 정책이 결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거 이후에는 중앙과 지역본부, 상당수 산별노조의 집행부가 교체돼 조직적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사회적 교섭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이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될 수 있다며 “투쟁과 교섭도 타이밍”이라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역시 AI 확산과 산업 전환 속에서 노동자와의 교섭 없이 정책이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발표된 설문에서 조합원 응답자의 80%가 사회적 교섭의 필요성에 공감한 점도 추진 논의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다만 사회적 교섭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현행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찬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노총이 대화 참여를 통해 바꾸려는 정책의 방향은 이날 발표한 메가프로젝트 관련 성명에서도 드러났다. 민주노총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메가프로젝트 점검회의에서 국민의 삶과 정주여건을 강조한 데 대해, 노동자의 고용과 안전을 정책 설계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에게 정주여건은 기업이 공장을 빨리 지을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고용돼 안전하게 일하고 가족과 함께 정착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주 52시간 안에서 건강하게 일할 권리와 안정된 고용, 산재 예방, 출퇴근·주거 부담 완화, 지역 청년의 일자리 접근 기회 등을 구체적인 과제로 제시했다.

반면 기업을 위한 인허가·세제·지분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은 구체적으로 추진되지만 노동자와 주민을 위한 대책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메가특구 사회적 대화에서도 이미 정해진 노동특례의 수용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무엇을 완화하고 무엇을 지킬지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교섭에 참여하더라도 정부의 노동특례 추진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겠다는 취지다.

실제 경사노위 복귀까지는 기구 개편을 둘러싼 합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민주노총이 요구한 세 가지 원칙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경사노위에 먼저 참여해 개편 방안을 논의하자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내부에도 사회적 대화가 정부 정책을 추인하거나 노동계의 양보를 끌어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했다. 이번 대의원대회는 27년 만의 복귀 가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지만, 추진안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참여까지는 정부와 추가 협의를 거쳐야 한다.

한편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참여 논의와 별개로 메가특구 노동특례를 다루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는 참여하고 있다. 정부와 양대 노총, 경영계는 지난 22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대화의 운영 방식과 의제 등을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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