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고물가로 외식비 부담이 커진 미국에서 ‘무한리필’ 메뉴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최대 뷔페 체인 골든코랄은 식재료와 연료비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저녁 뷔페 가격을 15.99~18.99달러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메뉴별 원가부터 음식 폐기량, 15분 단위 수요까지 관리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약 350개 매장을 운영하는 골든코랄은 고객이 어떤 음식을 가져가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남기는지도 주요 경영 지표로 관리하고 있다.
뷔페에서는 정해진 가격을 받고 음식을 제한 없이 제공한다. 고객이 가져간 음식을 남기고 다른 메뉴를 다시 담으면 식재료 비용이 그만큼 늘어난다. 음식 맛과 품질이 폐기량에 직접 영향을 주는 구조다.
새우 옆엔 감자튀김…150개 메뉴 원가까지 계산
골든코랄 매장에는 평균 150종의 음식이 제공된다. 회사는 각 음식의 조리 원가를 파악해 가격대가 다른 메뉴를 함께 배치한다.
원가가 높은 새우 주변에는 옥수수 반죽을 튀긴 허시퍼피와 감자튀김을 놓는다. 미트로프는 감자와 그레이비소스, 그린빈 등과 함께 구성한다. 고가 음식의 제공량 자체를 제한하지 않으면서 고객이 다양한 메뉴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최근 쇠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메뉴 구성도 바꿨다. 골든코랄은 등심 스테이크 원가의 약 40% 수준인 뼈째 튀긴 돼지고기 메뉴를 새로 선보였다. 스테이크에 집중되는 수요 일부를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은 돼지고기로 분산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 식재료 가격 상승은 부담이 크다. 골든코랄의 식재료비는 매출의 약 38%를 차지한다.
올해는 디젤 가격 상승으로 공급업체들의 운송비 부담도 커졌다. 원재료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연료 할증료를 적용하면서 매장까지 식품을 들여오는 비용도 올랐다. 쇠고기 가격 역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골든코랄이 저녁 시간 등심 스테이크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하면서 20달러 아래 가격을 유지하려면 음식별 원가 차이를 메뉴 구성에 반영해야 하는 이유다.
15분마다 음식량 계산…대량 만들어 놓지 않는 이유는
폐기량을 줄이기 위해 조리 방식도 세분화했다.
가맹점들은 판매 자료를 바탕으로 15분 단위로 필요한 음식량을 계산한다. 고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에는 조리량을 늘리고 수요가 줄어드는 시간에는 준비량을 줄인다.
많은 양을 미리 만들어 장시간 보온대에 놓는 방식도 피한다. 음식이 오래 놓여 맛과 품질이 떨어지면 고객이 먹다 남긴 뒤 새로운 음식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체 뷔페 메뉴의 약 80%는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 골든코랄은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폐기량까지 줄이기 위해 조리 시점과 양을 함께 관리하고 있다.
인건비 구조는 일반 외식업체와 다르다. 고객이 직접 음식을 가져오는 셀프서비스 방식이어서 테이블마다 주문과 추가 음식을 담당하는 직원을 많이 둘 필요가 없다. 높은 식재료비 일부를 상대적으로 낮은 서비스 인건비로 보완하는 구조다.
임대료와 전기·가스 등 기타 운영비는 매출의 10% 안팎으로 관리하는 것이 목표다. 본사는 각 가맹점의 고객 수와 비용 비중을 전체 매장 평균과 비교해 제공한다.
고객 수가 줄면 수익성도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 트레너리 CEO는 임대료가 높은 일부 매장의 경우 일주일에 방문객이 500명만 감소해도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은 무제한, 음료는 3.20달러…배달은 개수 정해 판매
뷔페 가격에 포함되지 않는 음료도 수익을 보완하는 품목이다.
골든코랄은 리필 가능한 음료를 약 3.20달러에 별도로 판매한다. 상당수 고객이 무료인 물 대신 유료 음료를 선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장에서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포장해 가져가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트레너리 CEO는 포장까지 무제한으로 허용할 경우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매장 밖에서는 판매 방식도 달라진다.
골든코랄은 이달 배달용 메뉴로 버펄로윙 25개 또는 뼈 없는 버펄로 바이트 50개를 각각 25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매장에서는 음식 양을 제한하지 않지만 배달에서는 판매 수량을 정해 원가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 무한리필 메뉴가 다시 늘어나는 배경에는 외식 물가 상승도 있다. 소비자는 일정 금액으로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대비 만족도를 느낄 수 있고 외식업체는 방문객을 늘릴 수 있다.
사업자에게는 식재료 가격과 고객이 먹는 양, 폐기량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골든코랄은 메뉴 배치부터 조리량, 인건비, 음료 판매까지 비용 항목을 세분화해 이를 관리하고 있다. 고물가 속 무한리필 경쟁이 확대되면서 가격을 낮게 유지하면서도 원가를 통제할 수 있는 운영 능력이 외식업체의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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