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사업 비중 2018년 49.4%→올해 59.2%
자체사업 비중은 50.6%→40.8%로 하락
국고보조사업 대응지방비 44.9조원…재정자립도 47.4%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방자치단체가 집행하는 사업비의 60% 가량은 국고보조사업에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부가 정한 사업에 지자체도 예산을 보태는 구조가 확대되면서, 지역 여건에 맞춰 지자체가 직접 추진하는 사업의 비중은 줄었다. 국고보조사업 규모의 증가가 지방재정의 실질적인 자율성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6 대한민국 지방재정’에 따르면 올해 지자체 사업비 285조6000억원 가운데 국고보조사업은 169조1000억원으로 59.2%를 차지했다. 자체사업은 116조4000억원으로 40.8%였다. 사업비는 지자체 세출예산에서 행정운영경비와 재무활동 등을 제외하고 집계한 금액이다.
2018년에는 국고보조사업 비중이 49.4%, 자체사업 비중이 50.6%로 자체사업이 더 많았다. 국고보조사업 비중은 2019년 자체사업을 앞질렀고, 이후 격차가 벌어져 올해는 18.4%포인트에 이르렀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국고보조사업 비중은 57.5%에서 59.2%로 1.7%포인트 오른 반면 자체사업 비중은 같은 폭으로 낮아졌다.
금액으로 보면 국고보조사업은 2018년 86조원에서 올해 169조1000억원으로 약 두 배가 됐다. 자체사업도 88조2000억원에서 116조4000억원으로 늘었지만 증가 폭은 28조2000억원에 그쳤다. 올해만 놓고 봐도 국고보조사업은 지난해보다 12조8000억원 늘어난 데 비해 자체사업 증가액은 1조원이었다.
국고보조사업의 확대는 지자체의 자체 예산에도 영향을 준다. 국비가 내려오면 사업에 따라 지방비를 함께 편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산정책처가 별도로 집계한 올해 국고보조사업의 대응지방비는 44조9000억원이다. 지자체가 국고보조사업에 예산을 더 투입할수록 다른 자체사업에 배분할 수 있는 재원은 제약받을 수 있다.
특히 복지 분야에서 이런 부담이 두드러진다. 올해 사회복지 분야 국고보조금은 전체 국고보조금의 53.9%를 차지했다. 예산정책처는 복지 분야 국고보조사업 상당수가 법령과 제도에 따라 지출 의무가 발생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복지 수요가 늘면 지자체가 지역경제나 정주 여건 개선 등에 쓸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사업비뿐 아니라 전체 세출예산으로 범위를 넓히면 지자체 자체사업의 몫은 더 작아진다. 행정운영경비와 재무활동 등을 포함한 전체 세출예산에서 자체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4.1%로, 2018년 41.9%보다 7.8%포인트 떨어졌다. 자치구의 자체사업 비중은 16.4%에 그쳤고 도는 28.1%, 군은 29.0%, 시는 31.4%였다.
지자체의 자체 재원 조달 능력을 보여주는 통합재정자립도 역시 하락했다. 올해 전국 평균은 47.4%로 지난해보다 1.3%포인트 낮아졌다. 자치단체 유형별 평균은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가 55.6%인 반면 군은 13.7%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 통합재정자립도는 2019년 51.3%에서 7년 사이 3.9%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국고보조사업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지자체의 사업 선택권이 그만큼 줄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신청하는 공모사업이나 포괄보조사업도 있어서다. 예산정책처도 사업 유형별로 지자체의 선택권과 재원 운용 범위를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예정처는 전국적으로 일정한 수준을 보장해야 하는 사회보장사업에는 국가 부담을 높이고, 지역별 수요가 중요한 사업은 지자체의 역할에 맞춰 재원 분담 방식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예정처는 “지방에 이전하는 재원의 규모와 함께 지자체가 그 돈의 용처를 얼마나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지를 재정분권의 기준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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