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연·충남대, 진행성 폐암 환자 19명 치료 전후 혈액 분석

- 보중익기탕 병용군서 T세포·NK세포·인터페론 면역경로 활성화

이번 연구를 수행한 공동 연구진.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진무(왼쪽부터), 정미경 박사, 김상윤 충남대학교 연구원, 박상민 교수.[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이번 연구를 수행한 공동 연구진.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진무(왼쪽부터), 정미경 박사, 김상윤 충남대학교 연구원, 박상민 교수.[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는 폐암 환자에게 한약 처방인 ‘보중익기탕’을 함께 투여했더니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와 관련된 신호가 활성화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정미경 박사 연구팀과 충남대학교 박상민 교수 연구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 전후 혈액을 분석한 결과, 보중익기탕과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여한 환자에서 T세포와 자연살해세포(NK세포) 관련 항암면역 신호가 면역항암제만 투여한 환자보다 활성화되는 양상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면역항암제인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억눌러 놓은 T세포의 기능을 회복시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다.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의 주요 치료법으로 사용되지만 환자에 따라 치료 반응에 차이가 있어 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병용요법이 연구되고 있다.

연구팀은 앞선 동물실험에서 보중익기탕이 T세포와 NK세포 활성을 높여 면역항암제의 항암 효과를 강화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에는 실제 환자의 혈액에서 이 같은 면역반응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살폈다.

다기관 임상시험 참여자 중 혈액 검체를 확보한 환자 19명이 분석 대상이다. 보중익기탕 병용군 12명과 위약군 7명의 치료 전후 혈액에서 유전자 발현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보중익기탕 병용군에서 암세포 공격에 관여하는 T세포와 NK세포 기능을 비롯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인터페론 관련 신호가 활성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변화가 앞선 동물실험에서 확인된 면역반응과도 같은 방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머신러닝을 활용해 면역반응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유전자 후보도 찾아냈다. NK세포 활성과 관련된 ‘TUSC2’와 전신 면역상태를 반영하는 ‘S1PR2’는 증가한 반면, T세포 기능 저하와 관련된 ‘IL1R2’와 면역억제 관련 ‘ETS2’는 감소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연구자들이 실험실에서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연구자들이 실험실에서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할 경우 이들 4개 유전자 조합을 보중익기탕 병용에 따른 면역 변화를 혈액으로 추적하는 지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만으로 보중익기탕이 폐암 치료 효과를 높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셜명한다. 분석 대상이 19명에 불과하고, 이번 연구는 종양 크기 감소나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을 입증한 연구가 아니라 혈액 속 면역반응 변화를 분석한 탐색적 연구이기 때문이다. 4개 유전자 후보 역시 대규모 환자군을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보중익기탕 병용에 따른 항암면역 활성을 보여주는 유전자 표지 후보를 제시한 임상연구”라며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하고 면역항암제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통합암치료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Genes & Diseases’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