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시오스 “제재 완화·동결자금 해제 가능”
美는 핵·이란은 호르무즈에 협상 초점
중재국도 이란에 핵 프로그램 양보 촉구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협상 접점 모색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구체적인 양보에 나설 경우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에 나설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7일 계획’을 제시했다가 미국에 거부당한 가운데 양측이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다만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한을, 이란은 해상봉쇄와 경제 제재 해제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어 협상 조건을 둘러싼 간극은 여전히 크다.
28일(현지시간) 악시오스는 복수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으로부터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구체적인 조치를 얻어낼 경우 제재를 완화하거나 동결된 이란 자금을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은 협상의 초점부터 엇갈리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과 미국의 해상봉쇄 문제를 우선 협상하려는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이란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것을 전쟁의 핵심 명분으로 내세워왔다. 이에 따라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 종식을 성과로 내세우려면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실질적인 양보가 필요하다는 게 미 행정부의 판단이다.
카타르와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도 협상 재개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28일 뉴욕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며 이날 또는 29일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과도 접촉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재국들은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을 우려해 이란에 핵 문제와 관련한 양보를 촉구하고 있다.
앞서 이란은 미국이 조건을 받아들일 경우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핵 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의 공격 중단과 해상봉쇄 및 경제전쟁 종식, 동결자산 해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안을 거부했다. 마이크 월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란이 “모든 것을 선불로 요구한 뒤 대화에 나서겠다고 했다”며 이란이 선의로 협상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번에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교착 상태에서 이란의 핵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적·경제적 압박을 유지하면서도 이란이 핵 문제에서 움직일 경우 경제적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란이 이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WSJ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중재국들에 거의 보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서는 이란이 제시한 조건이 먼저 충족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분간 군사적 확전보다는 경제적 압박을 통해 이란의 양보를 끌어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군사행동을 재개할 경우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7일 계획’을 거부한 이후에도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향후 협상의 핵심은 미국의 제재 완화·동결자금 해제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한을 어느 수준에서 맞바꿀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