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네덜란드에서 중증 질환을 앓는 2살 아동에게 사상 처음으로 안락사가 시행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매체 NL타임스에 따르면 네덜란드 생명종결 심사위원회는 12세 미만 아동에게 안락사를 시행한 의사가 주의의무를 지켰다고 결론 내렸다.
해당 아동은 임신 26주 만에 태어난 미숙아로, 출생 이후 심각한 뇌 손상과 중증 뇌성마비, 시각장애 등을 앓았다. 잦은 간질 발작과 호흡·삼킴 장애까지 겹치면서 상태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아동은 생후 약 2년이 됐을 당시에도 발달 수준이 생후 6주 정도에 머물렀으며, 언어 발달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뇌 손상으로 시각 기능에도 문제가 있어 의사소통 역시 극히 제한적이었다.
특히 기도와 폐에 가래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호흡곤란이 나타났고, 삼킴 장애로 음식물 등이 기도로 넘어가는 흡인성 폐렴 위험도 컸다. 의료진은 각종 치료에도 상태가 호전될 가능성이 없으며 어린 나이에 합병증으로 사망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의사는 아동이 겪는 고통을 줄일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고, 부모는 의료진과 장기간 논의한 끝에 생명종결을 요청했다. 아동 스스로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태였던 만큼 부모의 동의가 결정 과정에 반영됐다.
의사는 여러 독립적인 의료진에게 2차 소견을 구했다. 일부 의사는 아동의 고통이 지속적으로 견딜 수 없는 수준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약물치료 등 다른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다른 의료진은 고통을 줄일 합리적인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2025년 말 의사는 아동에게 생명종결을 시행했다. 네덜란드 심사위원회는 올해 9월 해당 사례를 검토한 뒤 의사가 정해진 주의의무를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네덜란드는 2024년부터 1세 이상 12세 미만 아동에 대해서도 매우 엄격한 조건 아래 생명종결을 허용하고 있다. 회복 가능성이 없고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지속되며 이를 완화할 합리적인 다른 방법이 없어야 하고, 의사는 독립적인 다른 의사의 의견도 받아야 한다.
이번 사례는 해당 제도가 시행된 이후 1~12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첫 사례로 확인됐다. 다만 아동 본인이 생명종결 결정에 참여할 수 없었다는 점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살 아동은 안락사를 요청하거나 이를 거부할 능력이 없는 만큼, 안락사에서 중요한 자기결정권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심사 결과와 별개로 네덜란드 검찰은 해당 사례가 법적 요건을 충족했는지 추가로 판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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