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부터 사용…영업신고 때도 문제 없어”
지식재산처 조사도 받았으나 별 제재 없어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한밤중 무단 침입한 중국인들로부터 ‘래커 테러’를 당한 경기 성남시 분당의 중식당 업주가 중국 최고지도자 이름인 ‘시진핑’을 상호로 쓴 이유를 밝혔다.
피해 업주 A 씨는 지난 27일 연합뉴스에 “시진핑이 중국 최고 지도자니까 우리도 중식에서 최고가 되자는 의미에서 8년 전부터 같은 상호로 매장을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A 씨는 “구청에 영업 신고를 할 때도 별문제 없어서 그대로 썼다”고 했다.
A 씨에 따르면 수년간 잘 써오던 상호가 걸림돌이 되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서다.
당시 시 주석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항의가 잇따랐다고 한다.
A 씨는 “APEC을 앞둔 지난해 7~8월께부터 갑자기 이를 문제 삼는 항의가 이어졌다”며 “서로 다른 목소리의 전화만 30~40통을 받았으며, 그중에는 상호를 바꾸면 거액을 주겠다는 제안도 있었지만 막상 돈을 지급한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전화나 직접 찾아 와 항의한 이들은 1~2명 정도만 조선족이었고 나머진 모두 한국인이었다고 한다.
그 이후 별다른 일이 없다가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2개월여 앞둔 지난 7월 21일 새벽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식당 간판에 검은 페인트칠을 하고 달아났다.
당시 경찰은 수사에 나섰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이어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24일 오전 2시 40분쯤 40대 A씨 등 20~40대 중국 국적 남성 4명이 식당에 무단 침입해 곳곳에 락커칠을 하고, 냉장고에 농약으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물질을 식재료에 뿌려놓고 달아났다.
경찰 조사에서 용의자 중 1명은 범행 한 달 전, 나머지 3명은 사건 발생 일주일 전 관광비자로 입국했으며 범행 이후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중국 옌타이와 상하이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경찰은 명절 연휴에 식당 휴무일을 노린 점, 식당 내부 CCTV에 이들이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된 점 등으로 미뤄 배후 조직이 있거나 계획 범죄일 가능성을 보고 있다.
경찰은 국제사법 공조를 통해 용의자 추적에 나설 것이라며, 먼저 관계 당국에 입국 시 통보요청부터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이 식당은 지난 5월 누군가의 신고로 지식재산처의 부정경쟁행위 조사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식재산처가 지난 4월 식당 측에 보낸 공문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신고자는 “이 식당은 2018년부터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의 이름을 상호로 사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라고 고발했다. 또한 “‘시진핑 특밥’ 등 음식 메뉴 명에도 중국 주석의 성명을 사용하고 있다”라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식재산처는 신고를 접수한 뒤 식당 측에 소명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법 위반 여부를 조사했지만 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사안을 종결했다.
당시 신고자는 24일 테러 용의자와는 다른 인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업주는 가게 내부 정리를 위해 휴무를 결정했으며 이후 상호를 변경해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