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 6⅓이닝 9K 1실점 역투

김도영 8회 결승타·문보경 쐐기타

슈퍼R 패배 설욕…통산 7번째 金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3-1로 승리하고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3-1로 승리하고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한국 야구가 ‘에이스’ 곽빈의 역투와 김도영의 결승타를 앞세워 숙적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5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3-1로 제압했다.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0-5로 완패했던 한국은 가장 중요한 결승 무대에서 설욕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 광저우를 시작으로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에 이어 5회 연속 우승이다. 1998 방콕과 2002 부산 대회까지 더하면 아시안게임 통산 7번째 금메달이다.

승리의 발판은 선발 곽빈이 놓았다. 곽빈은 7회 1사까지 11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1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틀어막았다. 굵은 빗줄기가 이어지는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시속 150㎞대 빠른 공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일본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번 대회 첫 등판이었던 대만전에서도 6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곽빈은 금메달이 걸린 일본전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7회말 한국 선발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7회말 한국 선발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

한국은 2회초 먼저 균형을 깼다. 선두타자 윤동희가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출루했고 문현빈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뽑았다. 이후 1사 만루까지 기회를 이어갔지만 박준순이 헛스윙 삼진, 김도영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추가점을 얻지 못했다.

타선이 좀처럼 달아나지 못하는 사이 곽빈이 마운드를 지켰다. 5회말 선두타자 미즈타니 쇼헤이에게 2루타를 맞기 전까지 일본 타선에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대만전까지 포함해 이번 대회 곽빈의 첫 피안타였다.

무사 2루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곽빈은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잡은 뒤 유격수 파울플라이와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한국은 3회 무사 1, 2루 기회를 놓쳤고 6회에는 선두타자가 출루하고도 번트 실패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7회에도 박준순의 안타와 문보경의 볼넷, 윤동희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를 만들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기회는 계속 만들었지만 잔루만 쌓였다.

1-0의 살얼음판 리드를 지켜오던 곽빈도 결국 7회말 실점했다. 1사 1, 2루에서 사토 유키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좌익수 문현빈이 홈으로 송구했지만 일본의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승부는 1-1 원점으로 돌아갔다.

곽빈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는 조병현이 불을 껐다. 계속된 위기에서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워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8회 초 2사 1,3루 상황에서 한국 김도영이 역전타를 날린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8회 초 2사 1,3루 상황에서 한국 김도영이 역전타를 날린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

번번이 기회를 놓치던 한국 타선은 8회초 마침내 응답했다. 김지찬의 2루타와 조형우의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들었다. 김주원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정준재의 3루수 땅볼 때 런다운 플레이가 나오면서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지만, 2사 1, 3루에서 김도영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도영은 상대 투수의 2구를 강하게 잡아당겼다. 타구가 일본 3루수 정면으로 향했지만 워낙 강해 잡아내지 못했고 내야안타가 됐다. 3루 주자 김주원이 홈을 밟으면서 한국이 2-1로 다시 앞섰다. 김도영은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기쁨을 드러냈다.

대회 내내 기대만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던 김도영이 금메달의 향방이 걸린 순간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이어 문보경까지 적시타를 보태면서 한국은 3-1로 달아났다.

마지막은 박영현이 책임졌다. 8회말 1사 1, 3루 위기에서 일본 4번 타자 아이자와 료스케를 풀카운트 끝에 삼진으로 잡아낸 뒤 후속 타자까지 범타로 처리했다.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8회말 한국 투수 박영현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8회말 한국 투수 박영현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

9회에도 위기는 있었다. 2사 뒤 볼넷과 안타를 허용해 동점 주자까지 내보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박영현은 마지막 타자 구마다 도요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마지막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순간 한국 선수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슈퍼라운드 일본전 완패를 딛고 가장 중요한 결승에서 설욕한 한국은 천신만고 끝에 아시안게임 5연패를 완성했다.


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