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플뢰레 단체전 준결승서 홍콩에 41-45 패, 3연패 무산
이광현, 마지막 라운드서 13점 몰아쳐…“올림픽 단체전 꼭 서고파”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한국 펜싱 남자 플뢰레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단체전 3연패에 실패했다. 하지만 베테랑 이광현(33·화성시청)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여준 맹추격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은 이날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플뢰레 단체전 준결승에서 홍콩에 41-45로 져 동메달을 땄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했던 한국은 이번에는 동메달에 그쳤다.
홍콩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2020 도쿄·2024 파리 올림픽 개인전을 연달아 제패한 청카룽,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라이언 초이가 버티고 있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크게 끌려갔고, 8라운드를 마쳤을 때 점수는 28-40까지 벌어졌다.
승부가 기운 듯했던 마지막 9라운드에서 이광현이 반격에 나섰다. 남자 펜싱 선수로는 작은 편인 170㎝의 이광현은 체격의 불리함을 스피드와 훈련량으로 메워온 선수다. 그는 190㎝에 가까운 라이언 초이를 상대로 날카로운 공격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41-43까지 따라붙었다. 이 라운드에서만 13점을 따냈다. 하지만 이후 2점을 내주면서 역전 드라마는 완성되지 못했다.
경기 후 이광현은 “개인전보다는 단체전 3연패를 목표로 단체전에 중점을 두며 왔는데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마지막 라운드에 대해서는 “점수를 떠나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었다. 단체전이라서 책임감 있게 잘 마무리하고 싶었다”며 “41-43이 됐을 땐 분위기가 넘어와서 정말 잡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종이 한 장 차이로 득점이 되지 않는 상황이 나왔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아쉽다”고 돌아봤다.
이광현은 지금 대표팀에서 앞선 두 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경험한 유일한 선수다. LA 올림픽이 열리는 2028년에는 35세가 된다.
올림픽 도전에 대해 그는 “아시안게임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이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과 함께 올림픽 단체전에 나서고 싶다는 바람은 분명히 했다.
펜싱 올림픽 단체전은 팀 세계랭킹에 따라 8~9개 나라 정도만 출전할 수 있다. 한국 남자 플뢰레는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올림픽 단체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광현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부터 도전했는데 출전권을 못 땄고, 2020 도쿄 대회 때도 80% 정도 손에 넣었다가 불운하게 놓쳐 혼자 개인전만 뛰었다. 2024년 파리 올림픽도 마지막에 아쉽게 불발됐다”며 “메달을 떠나서 단체전이라는 걸 한 번 출전만이라도 해보고 싶다. 같이 ‘으쌰으쌰’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후배들에 대한 믿음도 드러냈다. 그는 “남자 사브르나 여자 에페가 워낙 강해 저희가 비교당하긴 하지만, 우리도 세계 어디와 겨뤄도 크게 뒤지는 경기력은 아니다”라며 “후배들이 잘 성장해 나간다면 한국 남자 플뢰레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경험이 더 많이 쌓여야 한다. 이번에 개인전(윤정현 동메달)에서나 단체전에서 모두 파이널 피스트에 선 경험 자체가 엄청나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날의 컨디션과 자신감, 분위기 싸움이 중요한데 그런 것을 잘 잡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콩은 한국이 앞선 두 대회에서 모두 꺾었던 상대다. 한국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결승에서 홍콩을 누르고 우승했고, 항저우 대회 준결승에서도 홍콩을 45-37로 이겼다.
w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