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AI 관련 심판 청구 27건…올해 15건

‘AI 전문성’ 평가 데이터구조론 응시자 급감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으로 관련 특허와 분쟁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변리사시험에서는 AI 전문성을 직접 평가하는 별도 과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재산처는 데이터구조론을 AI·소프트웨어 관련 전문성을 평가할 수 있는 과목으로 보고 있지만, 정작 이 과목 응시자는 8년 사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AI 관련 심판 청구가 급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현행 변리사시험에는 AI·머신러닝·소프트웨어공학 등을 별도의 선택과목으로 두고 있지 않다.

지식재산처는 AI 관련 과목 신설 필요성과 관련해 데이터구조론이 AI학과·소프트웨어공학과의 전공과목에 이미 포함돼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별도의 AI 과목을 신설하기보다 기존 데이터구조론을 통해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AI 특허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반대로 데이터구조론을 선택하는 변리사시험 응시자는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이다. 지식재산처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변리사시험 2차 선택과목에서 데이터구조론을 선택한 응시자는 5명에 불과했다. 합격자는 한 명도 없었다.

2017년에는 48명이 데이터구조론에 응시해 6명이 합격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응시자가 10명, 합격자는 1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응시자가 다시 절반인 5명으로 감소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데이터구조론 응시자는 8년 만에 약 90% 줄어든 셈이다.

반면 AI 기술을 둘러싼 특허 분쟁과 심판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식재산처는 2024년 5월부터 인공지능 전담심판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AI 관련 심판 청구는 2024년 3건에 불과했지만 2025년 27건으로 1년 만에 9배로 늘었다. 올해도 7월까지 15건이 접수됐다.

AI 기술의 확산에 따라 관련 특허를 둘러싼 심판 수요가 늘면서 지식재산처 내부에서는 이미 전문조직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변리사시험 단계에서는 AI 전문성을 별도로 평가하는 과목이 없고 관련 과목으로 꼽히는 데이터구조론마저 응시자가 급감하는 상황인 셈이다.

지식재산처는 AI 관련 심판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별도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식재산처는 “AI 분야 박사, 심사·심판 고경력자 등을 배치하고, 변화속도가 빠른 기술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 초청 세미나 개최, 외부 전문교육을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변리사를 대상으로는 시험과 별개로 의무연수 등을 활용해 AI 관련 전문성을 보완하고 있다. 변리사회가 제공하는 변리사 의무연수 등을 통해 AI 심사실무와 AI 관련 첨단기술, AI를 활용한 특허실무, AI 활용과 보안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에 대응한 교육 강화도 추진 중이다. 지식재산처는 “작년부터 변리사 업무에 생성형 AI 활용 시, 정보 보안 등과 관련하여 변리사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 강화를 위해 지속 협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 [조지연 의원실 제공]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 [조지연 의원실 제공]

mp125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