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사회 “주주이익 훼손 우려”

중복상장·평가·이해 상충 등 언급

 2대주주 TPG 자금회수 셈법 복잡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2대 주주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컨소시엄의 투자금 회수에 초점을 맞춘 상장 구조로는 주주에게 돌아가는 실익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공시를 통해 “이사회가 현재 구조에 따른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추진에 반대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월 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ADR 상장 공모를 위한 등록신청서(Form F-1)를 비공개로 제출했다.

이번 미국 ADR 상장은 신규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2대 주주인 TPG 컨소시엄의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투자금 회수 목적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TPG 컨소시엄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약 29%를 보유한 주요 재무적투자자(FI)다. 지난 2017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카카오모빌리티에 약 640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TPG가 과반 의석을 확보한 ‘주주가치제고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위원회는 TPG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미국 ADR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모회사인 카카오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해당 상장 구조가 일반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기 어렵단 판단이다.

세부적으로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이 특정 재무적 투자자 보유 주식의 유동화 중심으로 구성돼, 회사 일반주주의 이익으로 환원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 간 투자 수요 분산, 중복상장에 따른 카카오의 순자산가치(NAV) 할인 확대, 기업 가치 평가의 복잡성, 두 회사 주주 간의 이해 상충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울러 TPG 보유 지분 매각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만큼, 카카오에 직접 유입되는 재원이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신규 재원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미국 증권법상 추가적인 책임을 부담하기에는 무리가 있단 취지다.

다만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미국 상장을 전면적으로 막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TPG 컨소시엄의 투자금 회수 필요성 자체는 인정해, 변수가 있을 시 사안을 재검토하겠단 방침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재무적 투자자의 투자회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상장 구조 또는 카카오 일반주주에 귀속되는 경제적 편익이 변경되거나 감독 당국의 요청이 있을 본 사안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카카오의 반대 결의로 TPG 컨소시엄의 투자금 회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TPG는 지난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에 첫 투자한 이후 9년째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그간 국내 IPO와 지분 매각 등 여러 방식의 엑시트를 추진해왔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 미국 ADR 상장이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됐지만, 카카오 이사회의 반대로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카카오의 인적분할도 변수다. 카카오는 오는 12월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해 내년 1월 1일 인적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같은 달 27일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존속법인인 카카오X에 편입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TPG의 투자금 회수 방안도 구체화하기 어렵단 관측이 나온다.

차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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