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명인열전’ 마스터스를 주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내년에도 세계 6개 주요 ‘내셔널 오픈’ 챔피언에게 본선 출전권을 부여하는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반면 한국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한국오픈’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측은 22일 영국왕립골프협회(R&A)의 ‘디 오픈 퀄리파잉 시리즈(OQS)’와 연계해 선정한 6개 내셔널 오픈 우승자에게 마스터스 출전 자격을 부여하는 특례 기준을 차기 대회에도 적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6개 대회는 스코틀랜드 오픈(PGA 투어·DP월드투어 공동 주관)과 스페인 오픈(DP월드투어), 일본 오픈(JGTO), 홍콩 오픈(아시안 투어), 호주 오픈(호주 투어), 남아공 오픈(선샤인 투어)이다. R&A가 디 오픈 출전권이 걸린 퀄리파잉 시리즈로 지정한 전 세계 12개 내셔널 오픈 중 오거스타 내셔널은 역사성과 위상을 평가해 이들 6개 대회의 우승자만 마스터스 필드로 직행하도록 압축했다.
프레드 리들리 오거스타 내셔널 회장은 “마스터스는 오랜 역사 속에서 글로벌 필드를 구성하는 국제적 다양성을 중시해 왔다”며 “R&A와의 공조를 통해 전 세계 역사적인 내셔널 오픈에서 우승한 정상급 선수들이 마스터스와 디 오픈이라는 최고 무대에 설 수 있는 공식 경로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오거스타 내셔널이 최근 단행한 출전 기준 개편의 연장선에 있다. 주최 측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가을 시리즈(FedEx Fall) 7개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던 마스터스 직행권을 전격 폐지하고, 대신 세계 각지 유력 내셔널 타이틀 대회의 비중을 확대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PGA 투어 비정규 하위 대회의 기득권을 축소하는 대신 각 대륙을 대표하는 내셔널 챔피언십에 문호를 넓혀 대회의 권위를 강화하겠다는 조치다.
이 제도는 PGA 투어 출전권이 제한된 LIV 골프 소속 선수들에게도 메이저 진입의 유효한 우회로로 기능하고 있다. 세계랭킹(OWGR) 포인트 획득이 어려운 LIV 선수들이 이들 내셔널 오픈에 출전해 우승할 경우 자력으로 메이저 출전 티켓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호주 오픈을 제패한 호아킨 니만(칠레)이 이 경로로 마스터스에 출전했으며 세계 랭킹 500위권 밖이던 일본의 가타오카 나오유키 역시 일본 오픈 우승을 발판 삼아 오거스타 내셔널에 진출한 바 있다.
반면 한국 최고 권위의 내셔널 타이틀인 코오롱 한국오픈은 이번에도 초청 명단에 합류하지 못했다. 한국오픈은 R&A의 디 오픈 퀄리파잉 시리즈에 속해 있어 디 오픈 출전권을 제공하고 있으나 오거스타 내셔널이 규정한 ‘마스터스 6대 내셔널 오픈’ 범주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골프계에서는 이를 두고 한국 골프 시장의 외형 성장과 별개로 투어 교섭력에서 한계를 드러낸 결과로 분석한다. 일본 오픈이나 호주 오픈, 스코틀랜드 오픈 등은 전통적으로 글로벌 톱 랭커들의 지속적인 출전, 높은 세계랭킹 배점, 글로벌 주요 투어와의 공동 주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반면 한국오픈은 단독 주관 성격이 강하고 최상위권 해외 선수층 유치 및 국제적 파급력에서 오거스타 내셔널이 요구하는 절대적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다.글로벌 메이저 무대의 냉정한 잣대 앞에서 한국 프로골프가 지닌 객관적인 국제 위상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sport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