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발언에서 관계기관 합동회의까지…노후시설 재생 논의 본격화
서울물빛나루 연계 놓고 재원·사업범위 검토…별도 예산 확보도 논의
서울시·송파구·국민체육진흥공단 한자리…설치 이후 관리주체까지 테이블에
김광철 “기관별 소관 따지기보다 시민 위한 해결책 찾아야”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오랫동안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몽촌해자 음악분수를 다시 살리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단순한 노후시설 정비를 넘어 몽촌해자의 수변 경관과 올림픽공원의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새로운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논의의 출발점은 김광철 서울시의원(국민의힘, 송파2)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문제를 공론화한 데 이어 서울시, 송파구,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관계기관을 한자리에 불러 재원부터 설치, 운영까지 구체적인 해법 찾기에 들어갔다.
21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18일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올림픽공원 몽촌해자 음악분수 재설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지난 8월 27일 제339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노후 음악분수 문제를 제기한 이후 약 3주 만에 마련된 후속 논의다.
김 의원은 당시 몽촌해자 음악분수를 단순히 낡은 시설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올림픽공원, 한성백제 문화유산, 석촌호수 등 송파의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새로운 관광콘텐츠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제안을 내놨다.
이번에는 아이디어를 넘어 실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과 행정 절차가 테이블에 올랐다.
회의에는 박정훈 국회의원을 비롯해 전정 송파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 박순옥 재정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김언주 도시건설위원회 의원이 참석했다.
서울시에서는 하동준 관광정책과장, 조현범 수변감성도시과 수변정책팀장, 김덕순 치수안전과 하천생태팀장, 고수봉 한성백제박물관 총무과장이 자리했다. 송파구에서는 권순영 문화유산과장, 강대양 치수과장,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는 강기원 레거시사업실장이 참석했다.
관광, 수변, 하천, 문화유산, 공원 관리 등 여러 분야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음악분수 재설치가 시설 하나를 새로 만드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음악분수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재원·소유·관리 얽힌 숙제
이날 논의의 초점은 크게 세 갈래로 모아졌다. 기존 노후시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새 음악분수를 설치한다면 사업비를 어디에서 확보할 것인지, 완공 이후 누가 운영하고 유지관리할 것인지다.
가장 먼저 검토된 카드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물빛나루’ 관련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이다.
서울시는 하천과 수변을 시민이 머물며 휴식과 문화활동을 즐기는 공간으로 바꾸는 수변거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에는 기존 수변활력거점의 통합 브랜드를 ‘서울물빛나루’로 정하고 서울 곳곳으로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서울물빛나루 19호인 노원 우이마루에는 실내 음악분수와 휴식공간 등이 조성됐다. 서울시는 서울물빛나루를 물길을 중심으로 사람과 문화가 모이는 수변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정책 방향을 몽촌해자에도 접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물빛나루 후보지 공모 등을 활용할 수 있다면 대규모 시설 조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면서 주변 수변공간까지 함께 정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실제 적용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있다.
회의에서는 현행 공모 기준상 기존 수경시설 활용은 가능하지만 수경시설 신규 설치나 노후시설 정비 등이 사업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이 제기됐다. 몽촌해자 음악분수 재설치가 공모사업의 목적과 범위에 포함될 수 있는지를 놓고 추가적인 행정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 의원 측은 공모 기준만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보다 몽촌해자가 송파구민뿐 아니라 올림픽공원을 찾는 서울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모사업 적용이 어렵다면 다른 재원 확보 방안까지 동시에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송파구·공단 역할 어떻게 나눌지도 관건
사업비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는 기관별 역할이다.
송파구는 도시계획시설과 기존 관리체계를 감안해 사업 추진과 관리 영역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역시 기존 시설물에 대한 관리 역할을 해왔지만 신규 음악분수 설치에 필요한 대규모 사업비를 자체 기금으로 충당하는 데는 제도적·절차적 제약이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서울시 관광정책 부서에서도 음악분수 건립비 자체를 관광 분야 예산으로 직접 지원하기는 쉽지 않지만 시설이 만들어진 이후 주변 관광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관광특구 관련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은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몽촌해자 음악분수 재설치는 어느 한 기관의 단독 사업보다 서울시와 송파구,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 재원과 시설관리, 관광콘텐츠 운영 등의 역할을 나눠 추진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박정훈 의원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각 기관이 소관 업무와 제도적 어려움을 설명하는 데 머물기보다 주민과 시민의 관점에서 실행 가능한 방안을 찾아 후속 협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의견을 밝혔다.
회의에서 당장 하나의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다. 서울물빛나루 관련 사업 적용 가능성부터 사업비 분담, 시설 설치와 운영 주체까지 추가로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다만 노후 음악분수를 현 상태로 계속 두기보다 관계기관이 함께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데는 참석 기관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번 회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제기된 지역 현안이 관계기관 실무협의 단계로 빠르게 넘어갔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5분 자유발언 이후 서울시와 송파구, 국민체육진흥공단 등과 접촉하며 협의 테이블을 마련했다.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공모사업 적용 가능성을 다시 살펴보고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별도의 사업비 확보 방안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기존 음악분수 철거 문제와 신규 시설의 운영·관리 주체, 매년 발생하는 유지관리비의 분담 방식도 후속 협의 대상이다.
사업이 현실화될 경우 몽촌해자 음악분수의 역할 역시 과거와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단순히 물을 뿜는 조경시설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야간경관과 공연, 관광 프로그램 등을 결합해 시민이 머무는 수변문화공간으로 만드는 방안까지 논의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미 서울물빛나루를 통해 기존 하천을 산책 위주의 공간에서 휴식과 문화, 체류 기능을 갖춘 수변거점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몽촌해자가 이 같은 수변공간 재편 흐름과 어떤 방식으로 접점을 찾을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몽촌해자는 많은 송파구민과 서울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어느 기관의 소관인지만 따져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서울시와 송파구,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시민들이 다시 찾고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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