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2차관 출신 송언석 국힘 의원 입장문

“곳간 열쇠까지 대통령이 쥐겠다는 것” 비판

이재명 전날 “기재부 권한 집중, 남용 소지” 언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차기 대통령 유력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의 ‘기획재정부 분리 구상’을 두고 국민의힘 측에서 “기재부도 찢어 놓으려는 것”이냐며 반발이 나왔다.

기재부 2차관 출신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3선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이 후보의 구상에 “독재 나치당의 첫 단추”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전날 당 대선후보 확정 직후 관련 질문에 “공식적으로 발표된 얘기는 아니지만 기획재정부가 경제 기획에 재정까지 틀어쥐어서 정부 부처의 ‘왕 노릇’하고 있다는 지적이 상당하다”면서 “문제점들은 저도 일부 공감하는 바가 있는데 세부적인 안은 나중에 내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나치게 권한 집중돼 있어서 남용의 소지가 좀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혀, 대통령 당선 시 차기 정부에서 ‘기재부 쪼개기’를 예고했다.

송언석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Jun@]
송언석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Jun@]

송 의원은 이같은 방안에 대해 “개인의 분노와 증오로 국가의 재정 시스템을 갈가리 찢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내 합리적 조정과 협의를 통해 이뤄져야 할 예산 편성 과정을 대통령 직할로 두고 국가 예산을 대통령이 마음대로 휘두르겠다는 발상”이라며 “이미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이제는 곳간 열쇠까지 대통령이 직접 쥐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이 후보의 구상대로 600조 원이 넘는 국가 예산 편성권이 대통령실로 이관된다면 예산의 정치적 중립성은 무너지고 국가 재정이 단기적 정치 목적이 따라 남용될 위험이 크다”며 “재정 건전성이 파괴되고 , 심각한 경우 재정 파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예산 편성의 투명성이 악화되고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되면 대외 신뢰도에도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며 ▷국가 신용등급 하락 ▷자본 유출 ▷금리 상승 등 부작용 가능성을 우려했다.

다만 이 후보나 민주당이 기재부가 가진 예산 기능을 대통령실로 이관을 추진하고 있다는 뚜렷한 근거는 없다.

송 의원은 “복합적인 경제 문제에 직면해 있는 지금 상황에서 기획재정부를 인위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세제, 재정, 경제 정책 간 유기적 연계를 파괴하고 행정 비효율과 정책 혼선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