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관세 부과 계획을 한층 구체화했다. 이들 품목을 수출 주력으로 하는 한국 경제엔 직격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관세는 “25%쯤”이 될 것이고, 4월 2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는 “25%, 그리고 그 이상이 될 것”이라며 “1년에 걸쳐 훨씬 더 인상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리더십 공백 속에서 트럼프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 통상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를 특정하지 않고 품목 보편의 대체적인 관세율 및 발표·시행 시점을 예고한 뒤, 각국 기업이 제출한 ‘견적서’를 받고 최종 결정을 하겠다는 ‘공개입찰방식’의 협상 태도를 이번에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기업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러)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며 “미국으로 와서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이는 관세 발표와 발효까지 시간을 두고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시설 이전 및 건립 계획을 세우도록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대응에 따라 단계별로 조치하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13일 상호관세 관련 대통령 각서 서명식에서 부과 시점을 4월 초로 예고했으며, 일대일 국가별 협상에 따라 차등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이번 주 사실상 통상외교 ‘선봉대’의 출정을 시작했다. 먼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이끄는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이 19일부터 미국 워싱턴 DC를 공식 방문해 백악관과 정·재계 고위 인사들과 만난다. 한국무역협회도 3월과 5월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인협회도 대미 사절단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에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수장이 취임하는대로 조속히 방미해 고위급 협상을 벌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는 18일 수출전략회의를 열고 366조원 규모의 무역금융과 관세 피해 기업 지원 대책 등을 발표했다. 꼭 필요하지만 긴급 비상 대책으로선 한참 부족하다. 대미 협상에서 무엇을 주고 무엇을 얻어내고 막아낼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민간과 함께 ‘공동작전’을 펴야 한다. 지금은 사후 대책보다 선제적인 방어가 중요한 때다. 리더십 공백을 핑계삼지 말고 모든 부처와 공직자가 그동안 대비해왔던 위기 극복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혹여라도 ‘면피’만 하겠다는 생각은 결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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