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학회 ‘야간업무 환경 정책 제언’

소득 감소자 84% “투잡·추가업무 의향”

응답자의 94.4% “야간업무 스스로 선택”

야간업무 제한, 전체 노동시간 증가 우려

정부와 국회에서 야간근무 제한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추가 노동으로 오히려 전체 근무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기업경영학회는 6일 서울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2026년 추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무제공자와 야간업무 종사자의 직종별 업무환경 비교 및 정책 제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0월 유통·판매, 제조·생산, 화물운송·택배, 물류센터, 경비·보안, 숙박·관광 등 10개 업종의 야간업무 종사자 9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94.4%는 현재 야간업무를 스스로 선택했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횟수로 일하고 싶다는 응답은 74.8%였으며, 근무 횟수를 늘리고 싶다는 비율도 11.7%에 달했다. 전체의 86.5%가 현재 수준 이상의 야간업무를 희망한 셈이다.

야간업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소득이다. ‘보수가 높아서’라는 응답이 48.8%로 가장 많았고, ‘생계비·필요 소득 마련’(25.9%), ‘낮 일만으로 소득 부족’(6.9%)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근무 횟수를 유지하고 싶은 응답자 가운데 70.8%는 소득 유지를 이유로 꼽았다. 야간업무를 더 늘리고 싶다는 응답자의 82.7%도 추가 소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근무를 줄이고 싶다는 응답자들은 건강 악화와 피로 누적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야간업무 제한에 따른 소득 감소 우려는 화물운송·택배 업종에서 두드러졌다. 해당 업종 종사자의 59.8%는 야간업무 횟수 등이 제한되면 월 100만원 이상의 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조사 대상 10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소득이 줄어들 경우 다른 일을 병행하겠다는 응답도 많았다. 화물운송·택배 종사자 중 월 100만원 이상 소득 감소를 예상한 사람의 84.3%는 투잡이나 추가업무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전체 야간업무 종사자 가운데서도 소득 감소 시 추가로 일하겠다는 응답이 76.4%에 달했다.

연구진은 야간업무를 일률적으로 줄이더라도 생계유지를 위해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전체 노동시간은 오히려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새벽배송 노동자의 근무시간 제한을 둘러싼 입법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8월에는 택배 노동자의 심야작업 횟수를 월 12회로 제한하고 근무 종료 후 최소 11시간의 휴식을 보장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다만 노동계 일각에서는 장시간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한다며 실질적인 노동시간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야간근무자의 소득을 보전하면서도 과로를 예방할 방안을 찾는 것이 쟁점으로 남아 있다.

현재 국회에는 저소득 노무제공자의 고용·산재보험료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윤동열 한국기업경영학회 회장(건국대 경영학과 교수)은 “입법 과정에서 직접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더 듣고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시간에 따라 소득이 결정되는 야간 종사자 대부분에게 시간 제한은 소득감소를 의미하는 만큼 휴게·휴식 보장, 건강검진 확대 등 능동적인 건강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사회보험 지원 역시 취약 직종 중심으로 합리적인 대안이 정교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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