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오는 2028년 미 대선에서 공화당의 유력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중간선거 참패 이후 사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차기 대선을 내다보는 공화당 유력주자들이 중간선거 성적표를 받아든 이후,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벗어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5일(현지시간) 루비오 장관의 측근의 말을 빌어 “루비오가 사임하고 트럼프 행정부를 떠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 측근은 인디펜던트지에 “루비오는 현재 공화당 대선후보 선두주자다. JD 밴스 부통령을 명백히 앞서 있다”라고 주장하며 “국무장관직을 수행하면서는 출마할 수 없고 이 행정부와 엮여있는 건 대선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화당 소식통도 이 매체에 “루비오는 중간선거 후에 사라질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각료 중) 네다섯명 정도가 도망칠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과 국무부 모두 이 보도에 대해 “근거 없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했지만, 루비오 장관의 사임이 이상하지 않다는 관측도 상당하다.
루비오 장관은 밴스 부통령과 달리 중간선거에 관여하지 않으려 애썼다. 지난 9월 공화당 전당대회 때는 해외 순방을 갔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유세 중에 무대에 불러올려도 한두 마디 정도의 의례적인 인사만 하고 바로 내려갔다.
그는 국무장관은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2028년 대선을 감안하면 이란 전쟁이 트럼프 행정부에 가할 정치적 타격에서 멀어져야 한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공화당의 중간선거 참패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 우선주의) 세력의 영향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트럼프 대통령에 가까이 있는 것은 대선 행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루비오 장관의 강력한 경쟁자인 밴스 부통령도 발빠르게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밴스 부통령은 참패 다음날 패배의 원인을 이란 전쟁 탓으로 돌리는 장문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게시글에는 자신은 이란 전쟁에 반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 밀어붙여 참패의 수모를 자초했고 이제 이란 전쟁은 종식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담았다. 당내 대권주자로서의 기반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이란 전쟁에 대한 책임을 잘라낸 것이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밴스 부통령이 중요한 시기에 상관을 약화시키며 배에서 뛰어내려 대선 출마 준비에 들어갔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최고위급의 각료가 아닌 행정부 인사들 중에서도 ‘트럼프 호(號)’를 탈출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 법무부 민권국의 하르밋 딜론 차관보는 이날 사임했다.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사임 사례는 이틀만에 처음 나왔다.
딜론 차관보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없애려는 트럼프 행정부 기조에 맞춰, 인종차별 철폐와 시민권 확대에 앞장서 온 법무부 민권국의 역할을 크게 축소하는데 앞장섰다. 특히 대학의 다양성 정책을 겨냥해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이번 중간선거에는 사상 최대의 투표감시 활동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민권국 인력의 4분의 3이 조직을 떠나기도 했다.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다음해부터 각종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벼르는 만큼, 딜론 차관보도 이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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