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공동체 밥상·소모임으로 고립 예방…9월까지 연인원 2만4376명 참여
건강리더 300여 명과 함께 운동회…어르신이 돌봄의 대상에서 주체로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서울 노원구가 어르신들이 이웃과 함께 건강을 챙기고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노원어르신휴센터’를 통해 지역사회 중심의 서로돌봄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 예방과 이웃 간 관계망 형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노원형 돌봄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10월 말 기준 노원구의 65세 이상 인구는 약 10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2.6%를 차지한다.
노원어르신휴센터는 어르신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건강·여가활동을 즐기고 이웃과 교류하는 건강여가 복합공간이다.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어르신 스스로 이웃의 건강과 안부를 살피는 주민 주도형 공동체라는 점이 특징이다.
노원구는 2022년 시범사업과 서로돌봄조례 제정을 거쳐 2023년부터 사업을 본격 운영하고 있다. 현재 상계주공7단지, 상계보람아파트, 중계주공2단지와 올해 문을 연 월계센터 등 모두 4곳을 운영 중이다.
이용 규모도 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실인원 3662명, 연인원 2만4376명이 참여했다. 실인원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참여자 2948명을 이미 넘어섰다.
센터의 주요 프로그램은 바르게 걷기, 공동체 밥상, 건강·취미 소모임, 이웃 관계망 ‘동그라미’ 등이다. 주민 활동가인 건강리더가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와 관심사에 맞춰 프로그램 참여를 돕고 이웃 간 교류를 이끈다.
‘바르게 걷기’는 체조와 동네 산책을 통해 신체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어르신에게는 안부전화를 걸어 건강과 일상을 확인한다. ‘한끼밥상’에서는 함께 음식을 만들고 나누며 건강한 식생활과 이웃 간 친목을 다진다.
당뇨 관리를 위한 ‘당그라미’와 ‘혈압당뇨건강걷기’ 등 건강 소모임도 운영한다. 라인댄스, 꽃할배요리사, 보드게임, 스마트폰 활용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통해 신체적·정서적 건강을 함께 챙기도록 돕는다.
특히 핵심은 센터에서 맺은 인연을 일상 속 돌봄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동그라미’는 가까운 이웃 3~5명이 소규모 관계망을 만들어 평소 안부를 나누고 위기 상황에는 비상 연락망 역할을 하는 활동이다. 어르신들이 일방적으로 돌봄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서로를 살피는 주체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실제 이용 어르신들의 일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계주공2단지 이판생 어르신(83)은 센터에서 만난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동네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다고 전했다. 박매자 어르신(82)은 센터에서 배운 라인댄스로 노원구 체조대회 무대에 오르며 새로운 자신감을 얻었다.
다른 지자체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도봉구청 직원들이 월계센터를 방문해 운영 사례를 살펴보는 등 벤치마킹도 진행됐다.
노원구는 지난 5일 구청 2층 대강당에서 어르신과 건강리더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어르신·건강리더 서로돌봄 운동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OX퀴즈와 풍선 넘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한 해 동안의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화합을 다졌다.
서준오 노원구청장은 “어르신휴센터는 집 가까이에서 친구를 만나고 건강을 챙기며 서로에게 든든한 이웃이 되어주는 공간”이라며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외롭지 않고 건강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일상 속 서로돌봄 기반을 더욱 촘촘히 다져가겠다”고 말했다.
seouldream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