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하자 보수층 목소리를 대변한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또한 사실상 ‘트럼프 손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스코퍼레이션 창업자 머독 일가가 소유한 뉴스채널 폭스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 패배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지지자인 앵커 숀 해니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하지 않았다면 선거 결과가 달랐을까”라는 질문에 “100% 그렇다. 의심 여지가 없다”고 반응했다.
폭스뉴스 진행자 중 대표적인 트럼프 지지자로 거론되는 로라 잉그레이엄 또한 이란 전쟁에 대해 “정말 힘들었고, 제대로 설명도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처럼 폭스뉴스에서도 불만이 봇물 터지듯 나오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거리 두기를 하는 모습이다.
선거 다음 날 머독이 보유한 신문들은 일제히 중간선거 패배를 트럼프 대통령 탓으로 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거 직후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패배를 설계한 책임자라고 지목했다. WSJ은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이 변덕스럽고 자기중심적이었다며 미국의 보수 정치를 개혁하고 발전시킬 기회를 허비했다고도 했다.
대중지 뉴욕포스트는 1면에 푸른 쓰나미가 트럼프 대통령을 덮치는 모습을 실었다. 제목은 ‘트럼프 역사적 심판…민주당 중간선거 압승’이었다.
머독이 보유한 매체들이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나선 데 대해 뉴스코퍼레이션의 전직 고위 임원은 “머독과 패배자와 함께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직 임원은 “머독은 이제 트럼프에게 관심이 없다”며 “시청자에게 관심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다만 폭스뉴스가 당장 트럼프 대통령과 갈라서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폭스뉴스의 핵심 시청층이 트럼프 지지 성향의 유권자여서다.
트럼프도 폭스뉴스에 “시청률 떨어질 것”
트럼프 대통령도 폭스뉴스에 대해 대놓고 불만을 표출했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폭스뉴스로 선거방송을 보고 있는데 제시카 타로프의 목소리는 못 참겠다. 돌처럼 멍청한데 목소리가 거슬린다”고 불평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타로프는 진보 성향의 폭스뉴스 진행자다. 방송에서 민주당의 논리와 전략을 주로 설명하는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여론조사는 언제나 최악”, “폭스뉴스 시청률은 27%까지 떨어졌다. 트럼프에 집착하는 멍청한 민주당원 보도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이라는 비난 글도 연달아 올렸다.
그는 “폭스뉴스 시청률이 무너지는 게 당연하고, 더욱더 떨어질 것”이라며 “나 때문이 아니고 내게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전에도 있었고 폭스는 거의 무너질 뻔했는데 지금 또다시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yu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