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 세미나 포스터(사진 제공: 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
사진: 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 세미나 포스터(사진 제공: 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

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회장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 29일 연세대학교에서 ‘초다수결의제의 적용 범위와 주주권’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오스코텍 사례를 중심으로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활용되는 초다수결의제의 적용 범위와 주주권 제한 문제,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향 등이 논의됐다.

세미나에서는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가 발제를 맡았으며,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김윤경 교수는 초다수결의제가 기업의 장기투자와 경영 안정성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과도한 결의요건은 주주의 이사 선임·해임 권한을 제한하고 기존 경영진의 지위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오스코텍의 경우 주주제안에 따른 이사 선임·해임에는 발행주식총수의 80% 이상 찬성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 측 이사 선임에는 일반적인 결의요건을 적용하고 있어 제안 주체에 따라 결의요건이 달라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5년 11월 1심 법원이 주주제안에 차별적인 결의요건을 부과한 정관 조항 등에 대해 일부 무효 판단을 내린 사례를 언급했다.

김 교수는 “주주가 이사를 선임하고 경영 성과에 따라 교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주식회사 지배구조의 기본 원리”라며 “장기투자의 연속성을 보호하는 것과 기존 경영진의 지위를 보전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다수결의 조항의 폐지는 경영권 방어를 무력화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에게 정당한 결정권을 돌려주는 것”이라며 “일반 주주제안을 차별적으로 제한하는 조항은 폐지를 포함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권재열 교수는 오스코텍의 경영권 분쟁을 적대적 인수합병(M&A)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권 교수는 “적대적 M&A는 기존 경영진의 의사에 반해 주식을 취득하는 거래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이번 오스코텍 임시주주총회는 지분변동이 없어 적대적 M&A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주식 취득이 없는 주주제안에 적대적 M&A 방어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원 교수는 초다수결의제가 경영진에 대한 주주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약화시켜 대리인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초다수결의제로 인해 주주들이 연합하더라도 경영진을 견제하거나 이사회 구성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며 “이는 경영진이 주주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는 대리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은 주주와 시장의 감시, 경영권 경쟁의 압력 속에서 성과와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현한 교수는 초다수결의제가 자본시장의 감시와 견제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했다.

신 교수는 “이사회에 대한 주주의 견제를 사실상 차단하는 초다수결의제는 과도한 경영권 방어수단”이라며 “상장기업으로서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외부 주주의 경영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장기업이라면 시장과 주주의 감시를 받아야 하며, 이를 제한하는 불합리한 초다수결의제는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경영학회 회장인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오스코텍 사례를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따른 대리인 문제와 이사회 구성의 중요성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에서는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고 주주의 의사를 반영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주주들이 이사회 구성에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된다면 지배구조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주주들은 개별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만큼 공동으로 의견을 모아 대응할 수 있는 통로가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경영권 방어의 필요성과 주주의 경영 참여 권한을 구분해 검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초다수결의제가 적대적 M&A 방어 목적을 넘어 일반 주주의 이사 선임·해임 및 경영감시 권한까지 제한할 경우 기업지배구조와 경영진의 책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초다수결의제의 적용 범위와 가중결의요건의 적정성을 재검토하고, 주주의 경영 참여와 기업의 경영 안정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kim3956@heraldcorp.com